"내가 왜 떨어졌을까" "어떤 부문에서 점수를 못받았나"

신규통신사업 참여를 신청했던 기업들 사이에 심사 점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결과가 발표됐으나 신청법인이 얻은 점수는
전혀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선정된 업체는 대부분 일찍부터 준비해와 답안(사업계획서)를
잘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탈락업체와의 점수차가 상당히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전체의 절반을 배정한 기술분야에서 우열이 가려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간의 관심이 가장 집중됐던 PCS 통신장비제조업체군의 LG텔레콤과
에버넷의 운명을 좌우한 것은 "연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넷이 마련한 사업계획등은 LG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는 후문.

대신 현대와 삼성그룹이 연합함에 따라 참여업종수등 기업경영의 도덕성
항목과 양 그룹이 독자적으로 골라낸 참여기업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주주구성에서 LG측에 비해 다소 점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LG와 에버넷의 점수는 모든 부문에서 "막상막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계획이나 기술개발계획등에서는 "종이한장차이"로 점수차이가
사실상 없었다는것.

"만약 삼성이 단독으로 신청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를일"
이라는게 정보통신부 고위관계자의 변.

<>.비장비제조군에서는 한솔PCS이 상당한 점수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기술계획등에서 여러 항목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얻어 이석채
정보통신부장관의 한솔에 대한 "안좋은 생각"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선정됐다는 것.

이장관은 지난10일 통신위원회 개최 직전에 한솔PCS의 정용문단장과
통화하면서 "한솔이 되는 것을 좋게 생각않는다"고까지 말할 정도로
한솔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의외로 중기협컨소시엄인 그린텔이 차지했으며 금호-효성연합인
글로텔은 3위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텔은 중소기업육성.지원계획, 기업경영의 도덕성에서 뛰어난 점수를
얻었으나 주주구성의 적정성에서 큰폭의 감점을 당한 것이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

그린텔은 미국회사인 넥스트웨이브사를 공동대주주(지분율 5%)로 참여시켜
전기통신사업법의 외국인대주주금지조항을 위반했던 것.

<>.주파수공용통신(TRS)쪽에서는 아남텔레콤이 채택한 주파수도약다중접속
(FHMA)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

이 기술이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기술과
같은 의미를 가진 것으로 받아들인게 아니냐는 풀이.

주파수이용효율이 높은 차세대기술로 벤처기업이 개발, 이제막 상용화를
추진하는 단계에 있는 기술이어서 우리나라의 무선통신장비산업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했다는 것.

또 아남은 이기술을 개발한 미국 지오텍사에 투자하는등 3년전부터
TRS사업을 준비해온 것도 큰 보탬이 됐다는 관측.

<>.신규통신 참여신청기업들 가운데는 1차심사에서 탈락한 "함량미달"의
기업도 있었다.

TRS대전.충남권 사업신청기업은 단독신청으로 "합격"이 무난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1차심사에서 적격판정을 얻지 못해 탈락.

무선데이터통신사업을 신청한 기업 가운데 한기업은 6개심사항목 가운데
한 항목에서 60점을 넘지못해 "과락"으로 탈락했다.

또 한기업은 사업계획서에서 1년간의 실적과 1개월간의 실적을 서로
혼동해 계산, "엉터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한편 2차심사대상인 연구개발출연금은 모든 선정업체가 최고액을
제시했으나 발신전용휴대전화(CT-2) 지역사업을 신청한 3개 업체가
못미치는 액수를 제시했고 충남이통은 상한액의 60%선만 써내고 합격하는
"알뜰작전"에 성공.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