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무역업계가 모스크바 트레이드센터의 착공날짜 잡기로 고심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당초 다음달 2일 기반시설공사에 착수키로 했으나 일정조정
을 위해 초정장발송계획을 유보했다.

무공(KOTRA) 현지무역관이 최근 착공일변경을 긴급 건의했기 때문이다.

6일 외무부에 따르면 무공측은 한.러시아관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고
러시아측도 우리측의 투자가 부진하다며 불평하고 있어 이번 행사를 한국의
대러투자활성화의 계기로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일정을 다소 늦추더라도
착공식 행사를 대대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해 왔다는 것.

특히 무공은 "7월2일"이 러시아대선(16일)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
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대로 고조돼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기 어렵고
정계인사들의 참여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당국과 업계가 착공일을 최고 1개월정도 늦추는 방안과 당초
일정대로 추진하는 방안을 놓고 재검토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행사 한달전에 초청장을 발송하는 관례상 일단 7월2일
착공은 물건너 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3년6개월만에 겨우 착공에 들어가는 트레이드센터가 이처럼 막판
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 매끄럽지만은 않은 양국관계를 대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모스크 바트레이드센터는 지난 92년 12월 양국간에 건설키로 합의됐고
무공을 비롯 LG상사 삼환기업 한보건설(구유원건설)등 4개사 컨소시움이
사업추진을 주도해 왔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