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SW산업]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뇌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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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본주의"
일본언론들이 자본주의 뒤에 올 사회를 일컬어 쓰는 용어다.
다가오는 시대의 헤게모니는 자본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그래서 미실리콘 밸리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웰스 파르고은행은
탈자본주의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대량생산의 시대는 가고,
대량사고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뇌본주의는 가정형이나 미래형으로 동원되는 용어가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거대한 변화는 외견상 일시적으로 찾아온다.
한가지 양적인 변화가 일어날 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그 뒤에는 다른 세계가 있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양적변화가 반복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릴때
이를 혁명이라고 말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혁명의 동력은 소프트웨어산업에서 제공된다.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꿈속에서나 그릴수 있던 세계를 현실로 나타나게
했다.
소프트웨어혁명도 몇가지 획을 긋는 단계들을 밟으면서 진행되고 있다.
우선 80년대초 IBM의 16비트PC 개발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운용할수 있는 도스를 내놓은게 소프트웨어혁명의 분기점으로 꼽힌다.
이후 기업이나 가정으로 급속히 보급된 PC를 보다 쓰기 편리한 가전제품
영역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제인 윈도의
출현이다.
이제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으로
옮겨지고 있다.
인터넷은 말 그대로 컴퓨터간 통신망에 불과했다.
각 컴퓨터에 축적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서로 교환할수 있게 만들어진
길이 인터넷이다.
대학연구소들간 정보교환통로에 불과하던 인터넷이 컴퓨터업계 판도변화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은 95년초부터.
미국의 무명 소프트웨어업체였던 넷스케이프사가 인터넷 월드 와이드 웹
(WWW)을 검색하는데 필요한 "네비게이터"라는 통신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
인터넷은 비로소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면 네비게이터는 이 바다를 항해하는데 필요한
항법장치인 셈이다.
여기에다 95년말 미국의 워크스테이션 공급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사가
컴퓨터 네트워크용 프로그램언어인 "자바"를 만들어내 인터넷을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중심으로 완전히 돌려 놓았다.
네비게이터가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찾고 받는 기능밖에 없는데 반해 자바는
인터넷을 통해 쌍방향 멀티미디어통신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터넷에 접속한 상태에서 음향효과까지 곁들인 게임을 즐긴다든지
주식투자자가 PC모니터로 주가변동상황을 봐가면서 실시간 매매주문을
낼수 있게 된 것도 자바의 등장에 힘입은 것이다.
아무튼 네비게이터와 자바의 등장에 힘입어 인터넷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산업에는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가인 존 뒤르씨는 인류역사상 PC시장만큼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기록한 예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컴팩 등 현재 세계 PC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두마차의
연간매출을 합하면 무려 1,300억달러에 이른다.
미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의 매출을 모두 합쳐봐야 이 삼두마차의 외형을
따라잡지 못한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인터넷관련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또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산업 발달이 인터넷을 정보통신사회의 총아로
바꿔놓은데 비해 이제부터는 역으로 인터넷이 소프트웨어산업을 급팽창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대지각변동과 더불어 소프트웨어업계 내부에서는 기존 거대공룡의
멸종과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지난해 8월 넷스케이프가 미국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에
상장될 당시 광적인청약열기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빈껍데기나 다름없던 이 회사의 싯가총액이 상장과 동시에 무려
67억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사이버케시, 야후, 스파이글래스 등 인터넷관련 신흥소프트업체의
기업공개 과정에서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미 컨설팅업체인 브로드뷰 어소시에이츠는 지난해 소프트웨어업계내
기업매수합병(M&A) 규모가 280억달러로 94년 보다 60%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소프트웨어산업으로 유입된 벤처케피털은 12억달러로 57% 늘었다.
지난 한햇동안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소프트웨어회사들이 신설됐는지
정확한수치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1,000개"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PC가 빌 게이츠의 꿈을 이뤄줬던 만큼 인터넷이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시켜
주리라 기대하는 제2, 제3의 빌 게이츠들이 무더기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은 올해 시장규모 1,000억원대를 넘보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10년간 소프트웨어업체의 평균 매출신장률은 13%로 다른
산업의 10배에 가깝다.
90년부터 94년까지의 신장률은 24%로 점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요성은 그 시장규모와 성장성보다 다른 산업에
파급효과가 크다는데 있다.
다가올 미래가 자동화 다기능화 네트워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결국
미래사회를 지배할수 있는 수단은 소프트웨어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
일본언론들이 자본주의 뒤에 올 사회를 일컬어 쓰는 용어다.
다가오는 시대의 헤게모니는 자본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그래서 미실리콘 밸리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웰스 파르고은행은
탈자본주의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대량생산의 시대는 가고,
대량사고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뇌본주의는 가정형이나 미래형으로 동원되는 용어가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거대한 변화는 외견상 일시적으로 찾아온다.
한가지 양적인 변화가 일어날 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그 뒤에는 다른 세계가 있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양적변화가 반복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릴때
이를 혁명이라고 말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혁명의 동력은 소프트웨어산업에서 제공된다.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꿈속에서나 그릴수 있던 세계를 현실로 나타나게
했다.
소프트웨어혁명도 몇가지 획을 긋는 단계들을 밟으면서 진행되고 있다.
우선 80년대초 IBM의 16비트PC 개발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운용할수 있는 도스를 내놓은게 소프트웨어혁명의 분기점으로 꼽힌다.
이후 기업이나 가정으로 급속히 보급된 PC를 보다 쓰기 편리한 가전제품
영역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제인 윈도의
출현이다.
이제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으로
옮겨지고 있다.
인터넷은 말 그대로 컴퓨터간 통신망에 불과했다.
각 컴퓨터에 축적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서로 교환할수 있게 만들어진
길이 인터넷이다.
대학연구소들간 정보교환통로에 불과하던 인터넷이 컴퓨터업계 판도변화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은 95년초부터.
미국의 무명 소프트웨어업체였던 넷스케이프사가 인터넷 월드 와이드 웹
(WWW)을 검색하는데 필요한 "네비게이터"라는 통신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
인터넷은 비로소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면 네비게이터는 이 바다를 항해하는데 필요한
항법장치인 셈이다.
여기에다 95년말 미국의 워크스테이션 공급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사가
컴퓨터 네트워크용 프로그램언어인 "자바"를 만들어내 인터넷을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중심으로 완전히 돌려 놓았다.
네비게이터가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찾고 받는 기능밖에 없는데 반해 자바는
인터넷을 통해 쌍방향 멀티미디어통신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터넷에 접속한 상태에서 음향효과까지 곁들인 게임을 즐긴다든지
주식투자자가 PC모니터로 주가변동상황을 봐가면서 실시간 매매주문을
낼수 있게 된 것도 자바의 등장에 힘입은 것이다.
아무튼 네비게이터와 자바의 등장에 힘입어 인터넷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산업에는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가인 존 뒤르씨는 인류역사상 PC시장만큼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기록한 예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컴팩 등 현재 세계 PC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두마차의
연간매출을 합하면 무려 1,300억달러에 이른다.
미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의 매출을 모두 합쳐봐야 이 삼두마차의 외형을
따라잡지 못한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인터넷관련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또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산업 발달이 인터넷을 정보통신사회의 총아로
바꿔놓은데 비해 이제부터는 역으로 인터넷이 소프트웨어산업을 급팽창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대지각변동과 더불어 소프트웨어업계 내부에서는 기존 거대공룡의
멸종과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지난해 8월 넷스케이프가 미국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에
상장될 당시 광적인청약열기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빈껍데기나 다름없던 이 회사의 싯가총액이 상장과 동시에 무려
67억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사이버케시, 야후, 스파이글래스 등 인터넷관련 신흥소프트업체의
기업공개 과정에서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미 컨설팅업체인 브로드뷰 어소시에이츠는 지난해 소프트웨어업계내
기업매수합병(M&A) 규모가 280억달러로 94년 보다 60%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소프트웨어산업으로 유입된 벤처케피털은 12억달러로 57% 늘었다.
지난 한햇동안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소프트웨어회사들이 신설됐는지
정확한수치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1,000개"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PC가 빌 게이츠의 꿈을 이뤄줬던 만큼 인터넷이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시켜
주리라 기대하는 제2, 제3의 빌 게이츠들이 무더기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은 올해 시장규모 1,000억원대를 넘보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10년간 소프트웨어업체의 평균 매출신장률은 13%로 다른
산업의 10배에 가깝다.
90년부터 94년까지의 신장률은 24%로 점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요성은 그 시장규모와 성장성보다 다른 산업에
파급효과가 크다는데 있다.
다가올 미래가 자동화 다기능화 네트워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결국
미래사회를 지배할수 있는 수단은 소프트웨어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