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최장소가 삼성동 무역센터자리로 결정된데는
회의장 건설을 위한 사업주체의 자금조달 능력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다.

국제회의장 숙박시설 등이 오는 99년말까지 4년 남짓의 공기를 남겨두고
있음을 감안할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동안은 이밖에도 사후 시설활용도및 행사운영능력, 숙박시설, 공항
과의 연계, 경호여건 등의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ASEM회의 서울개최 결정은 결국 부산 제주 경주 대전 일산등 그간
거론되던 지역도 각기 장점이 있지만 이같은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은
서울 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의 삼성동 개최안은 또 무역협회가 이미 채산성을 따져가며
자체적으로 ASEM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고려됐다.

무역센터는 또한 삼성동 공항터미널을 사용하면 김포공항과의 긴밀한
연계를 꾀할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있다.

이번 결정에서 막바지까지 논란의 대상이 됐던 점은 수도권중심의
국토개발불균형 문제.

서울이 아닌 부산 대전 경주등에서 ASEM회의를 개최해야한다는 주장이
막바지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ASEM회의시설을 지방에 건립할 경우 오히려
지역경제에 부담을 줄수 있다는 점이 서울을 선택케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천년고도인 경주와 고급 휴양지 요건을 갖춘 제주도가 문화적
이유로 막바지 서울과 경합을 벌였으나 같은 이유로 밀리고 말았다.

자문위는 6개 도시가 각기 장점이 있는 만큼 해당지역 여건에 따라
컨벤션시설을 건설, ASEM관련행사를 분산 개최하자는 선에서 이문제를
마무리 지었다.

정부는 ASEM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됨에 따라 회의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중이다.

무역협회 주관으로 다수의 대기업이 컨소시엄형태로 회의장 건설에
참여하는 만큼 이들 민간기업의 사업추진을 지원키위해 금융.세제상의
혜택을 고려하고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와관련, "일단 행정규제 완화등 간접 지원을 우선
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건축비의 일부를 장기저리로 융자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서울시와 협력해 시내 교통개선, 문화여건 조성,
완벽한 경호체계 구축 등에 나설 계획이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