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한평생, 평화로운 가운데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며 살다 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모든 이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우리는 어제의 일들을 거울삼아 오늘을 잘 살아야하고, 젊음을
거울삼아 늙음을 가꾸고자 옛전우이며 현재까지도 전우인 사람들의 모임을
101회라고 정하여 만남을 계속해 오고 있다.

101회는 제3177부대 101연대에 같이 근무했던 전우들의 모임이며, 우리
101회 구성원은 인천에서 영림목재를 경영하는 유망한 중소기업 이경호
사장, 금융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울 은행 검사역 최석창 차장,
중소기업은행 강난지점 김대섭 차장, 그리고 너털웃음의 대부 대한주택공사
김종범 부장, 다방면에 팔방미인 (주)경남금속 임선진 이사와
(주)에스콰이어 의류 사업 본부 박민규 부사장과 팔자 7명이 분기마다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우리 회원 가족들의 경조사가 있을 때는 부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애인에게 특별한 남자이고 싶을 때나, 친구들과 편한 마음으로 소주 한 잔
기울일 때, 선후배와의 모임 언제 어디서나 남자라면 어색하지 않게
튀어나오는 대화가 군 생활에서의 추억담일 것이다.

만남은 인간에게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고 기회다.

만남을 통해서 사람들은 세상을 알고 세상을 만나며, 때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101회의 만남은 흔히 있는 같은 지역 출신들의 모임인 향우회도
아니요 그렇다고 같은 학교 출신들의 모임인 동문회도 아니며, 취미가
같은 동아리의 모임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을 회원상호간의 끈끈한
정으로 모임을 계속해 오고 있다.

"큰 것이 아름다운 것도, 작은 것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큰 것과 작은
것이 조화를 이룰 때 그것이 어느 것보다 아름답다"는 토플러의 말처럼
우리의 모임은 출신지가 다르고, 개성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른 소규모의
모임이지만 어느 모임보다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한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든 그릇일지라도 재르 떨면 재떨이가 되고,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며, 또한 그에 상당하는 아름다운 보석을
담으면 그진가를 발휘하는 그릇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그릇에 어떠한 것을 담느냐 따라서 그 그릇의 값어치가
결정된다.

우리들도 모임으 그 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위해 항상 생각하고 그
모임을 기다린다.

끝으로, 인천에 살면서 101회 모임때 소주를 잘사는 이경호 사장께
감사들이며 불평 불만 없이 굿은 일을 처리해 주는 임선진 이사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