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에 걸릴 경우 병세가 악화된후 치매증상을 보이는 일반적인 현상과
달리 치매증이 먼저 생긴 사례가 국내에서도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의대 민성길 (정신과). 김준명 (감염내과) 교수팀은 지난해 4월
치매증세로 입원한 환자(62세, 기혼남)에게 정밀병리검사를 실시한 결과
에이즈에 걸린 것이 확인됐다고 최근 열린 춘계신경정신의학회대회에서
발표했다.

정신장애가 먼저 나타난후 에이즈로 확인된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

이 환자는 입원후 82일만에 패혈성쇼크로 사망했다.

이 환자는 대학원 졸업후 직장생활을 해왔으며 외국인회사에서 근무하던
80년대 중반부터 동남아등지에 자주 출장을 나가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교수는 "이환자는 94년부터 목과 어깨에 대상포진을 앓았고 95년
2월부터 치매증상을 일으켜 주위사람들은 노령에 의한 치매증상인 것으로
간단이 넘기려 했지만 에이즈증상이 의심돼 정밀검사를 해본 결과 양성으로
판명 됐다"고 밝혔다.

세계의학계에서 에이즈감염환자에서 치매가 발생한 경우는 7~14%,치매가
먼저 발생한후 에이즈가 원인인 것으로 판명된 경우는 1%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