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27) 제10부 정염과 질투의 계절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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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봉 밑에 깔린 포이의 아내가 발버둥을 치며 희봉의 공격을 뿌리치려
했다.
희봉은 아예 포이 아내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포이의 아내는 숨이 넘어가면서 두팔을 뻗어 희봉의 저고리를 쥐어
뜯었다.
가련은 옷을 집어들고 도망을 가다 말고 저러다가 누가 죽겠다 싶어
희봉을 세게 밀쳤다.
그 바람에 희봉의 손이 풀려 포이의 아내는 간신히 숨통이 트였다.
"휴우"
숨을 크게 몰아 쉰 포이의 아내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솟구쳐서
옷가지들로 엉성하게 하체를 가리고 방에서 뛰쳐나갔다.
포이의 아내를 놓친 희봉이 이번에는 사생결단을 하고 가련을 붙잡고
늘어졌다.
"내가 빨리 죽기를 원한다구요? 지금 당장 나를 죽이라니깐요.
목을 졸라 죽이든지 칼로 쳐서 죽이든지, 나를 죽이고 마음에 드는
년 정실로 들여요"
희봉은 목을 조르라는 듯 턱을 한껏 올리고 머리를 뒤로 젖힐 대로
젖혔다.
"오냐. 그렇게 소원이면 지금 당장 죽여주마. 목을 조를 필요 없이
칼로 댕강 쳐주지. 내가 너 하나쯤 못 죽일 줄 알고?"
가련이 손에 들고 있는 옷도 집어던지고 벽에 가로로 걸려 잇던 장검을
뽑아 들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시퍼런 장검을 들고 설치는 가련의 모습은 괴기스럽기
까지 하였다.
희봉은 가련이 정말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악에
받쳐 더욱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죽여요, 죽여! 이런 꼴 당하고 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어"
이쯤 되자 바깥 뜰에서 사태를 관망하고만 있던 하인과 시녀들이
달려가서 가진의 아내 우씨를 비롯하여 집안 어른들을 모시고 왔다.
먼저 달려온 우씨가 열려진 방문 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보고는 기겁울
하였다.
가련이 옷을 대강 걸치고만 있어도 방으로 들어가 말리겠는데 사타구니
물건을 다 내놓고 설치고 있지 않은가.
우씨와 다른 부인들이 헛기침을 해대며 밖에서 한마디씩 던졌다.
"오늘이 희봉이 생일이에요"
"생일날이 제삿날 되겠네"
"이러다가 살인사건 나겠네. 제발 참으세요"
집안 부인들의 소리가 들리자 가련은 술이 더욱 취한 듯이 일부러
비틀대며 살기 등등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슬그머니 옷들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누가 방으로 들어와 자기를 말려 주기를 은근히 바랐다.
그런데 그 틈을 타서 희봉은 얼른 방을 빠져나와 달아났다.
그러자 가련이 울컥 화가 치밀어 칼을 든 채로 희봉을 잡으러 달려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
했다.
희봉은 아예 포이 아내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포이의 아내는 숨이 넘어가면서 두팔을 뻗어 희봉의 저고리를 쥐어
뜯었다.
가련은 옷을 집어들고 도망을 가다 말고 저러다가 누가 죽겠다 싶어
희봉을 세게 밀쳤다.
그 바람에 희봉의 손이 풀려 포이의 아내는 간신히 숨통이 트였다.
"휴우"
숨을 크게 몰아 쉰 포이의 아내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솟구쳐서
옷가지들로 엉성하게 하체를 가리고 방에서 뛰쳐나갔다.
포이의 아내를 놓친 희봉이 이번에는 사생결단을 하고 가련을 붙잡고
늘어졌다.
"내가 빨리 죽기를 원한다구요? 지금 당장 나를 죽이라니깐요.
목을 졸라 죽이든지 칼로 쳐서 죽이든지, 나를 죽이고 마음에 드는
년 정실로 들여요"
희봉은 목을 조르라는 듯 턱을 한껏 올리고 머리를 뒤로 젖힐 대로
젖혔다.
"오냐. 그렇게 소원이면 지금 당장 죽여주마. 목을 조를 필요 없이
칼로 댕강 쳐주지. 내가 너 하나쯤 못 죽일 줄 알고?"
가련이 손에 들고 있는 옷도 집어던지고 벽에 가로로 걸려 잇던 장검을
뽑아 들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시퍼런 장검을 들고 설치는 가련의 모습은 괴기스럽기
까지 하였다.
희봉은 가련이 정말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악에
받쳐 더욱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죽여요, 죽여! 이런 꼴 당하고 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어"
이쯤 되자 바깥 뜰에서 사태를 관망하고만 있던 하인과 시녀들이
달려가서 가진의 아내 우씨를 비롯하여 집안 어른들을 모시고 왔다.
먼저 달려온 우씨가 열려진 방문 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보고는 기겁울
하였다.
가련이 옷을 대강 걸치고만 있어도 방으로 들어가 말리겠는데 사타구니
물건을 다 내놓고 설치고 있지 않은가.
우씨와 다른 부인들이 헛기침을 해대며 밖에서 한마디씩 던졌다.
"오늘이 희봉이 생일이에요"
"생일날이 제삿날 되겠네"
"이러다가 살인사건 나겠네. 제발 참으세요"
집안 부인들의 소리가 들리자 가련은 술이 더욱 취한 듯이 일부러
비틀대며 살기 등등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슬그머니 옷들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누가 방으로 들어와 자기를 말려 주기를 은근히 바랐다.
그런데 그 틈을 타서 희봉은 얼른 방을 빠져나와 달아났다.
그러자 가련이 울컥 화가 치밀어 칼을 든 채로 희봉을 잡으러 달려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