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이 2002년월드컵축구 개최지 결정투표를 1주일
앞두고 한.일 공동개최를 또 다시 들고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기도 한 레나르트 요한슨 UEFA회장은
24일(한국시간) 로마에서 UEFA 확대집행위원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2002년월드컵은한.일 양국이 공동 개최해야한다.

지난해 FIFA 조사에서도 두 나라의 개최능력이 같은 수준이었으며
둘중 어느쪽이 머리인지 꼬리인지 분간키 어렵다"며 종래의 공동개최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AP와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한.일 두 나라의 첨예한 대립에 대해 "우리는 이미 같은
대륙에서 두후보가 나오도록 실수를 저질렀다"며 FIFA의 무성의한 개
최지 후보접수를 비난했다.

UEFA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2002년월드컵을 한.일 양국이 공동 개최
토록하자는내부방침을 확정,주앙 아벨란제 FIFA 회장에게 공식 통보했
었다.

그러나 FIFA는 이 제의를 거부,기존 "1국협회 개최"원칙을 고수해왔다.

제프 블래터 FIFA사무총장은 유럽의 끈질긴 공동 개최주장에 대해 "실
현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다.

2개국 이상에서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것은 현 규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연맹의 비난에 대해서도 "아시아에서 두 후보를 낸 것 또
한 아무런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P가 안드레아스 헤렌 FIFA대변인의 말을 인용 "가상이기는 하
나 월드컵을 2개국 이상 공동 개최할 경우에 대비,정관개정을 검토할 수
있다.

이번 집행위에는 정식 안건에 올라있지않지만 투표 하루전 거론될 수도
있다"고 보도, FIFA가만약에 있을 공동개최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
다.

FIFA가 종전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불구,요한슨은 유럽대륙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투표 하루전인 오는 31일 집행위원회 안건심의에
이 문제를 상정,토의하도록 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막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럽과 FIFA가 공동개최 문제로 대립이 계속되고있는 가운데 한국은
단독개최원칙을 지키는 한편으로 지난 3월 아시아축구연맹(AFC)가 공동
개최 의사를 타진했을당시부터 "FIFA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신축적인 자
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일본은 "1국 단독개최"라는 아벨란제 회장의 입장과 궤를 같
이해왔다.

한편 오는 31일 집행위 안건심의에서 공동개최안이 상정돼 합의가 이
뤄질 경우FIFA는 규약을 개정 관계상 2002년월드컵 개최지 결정을 오는
7월3~4일 FIFA총회로미루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