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 전문가들은 16일 광우병이 인간의 뇌질환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 (CJD)과 연관돼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
유럽연합 (EU)의 영국산 쇠고기 금수조치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20여개국의 전문가 35명은 이날 제네바에서 WHO 초청으로 열린
광우병과 CJD간 연관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회의에서 "지난 3월
EU가 영국산 쇠고기에 대해부과한 금수조치는 재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신경학자로 이번 회의의 의장인 조 깁스박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영국산 쇠고기가 인간에게 뇌질환을 일으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EU의 금수조치가 정당하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관련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러나 보다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깁스 박사는 "어느 누구도 인간의 질환과 동물의 질병간 연관성을
증명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15일 EU의 수의학전문가들은 영국산 쇠고기 금수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회담을 중단하고 오는 20일까지 영국 정부가 광우병을 근절시키기
위한 보다 상세한 계획을 제출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