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프로골퍼의 경우 이제 "대회가 없어서 상금을 획득하지
못한다"는 말은 할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부터 기존의 국내 대회, 아시안투어에 아시안프로골프투어
(APGA)가 가세, 실력만 있으면 1년내내 국내와 아시아를 드나들며
대회에 출전할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에게는 대회장을 옮겨 다닐만한 체력이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지난해 국내 남자골프계에는 신예들의 돌풍이
거셌다.

최경주 강욱순 권영석 공영준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대회때마다 최상호 박남신 등 베테랑프로들 틈을 비집고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현재 96 APGA 투어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욱순
(30.엘로드)의 선전은 놀랍다.

2주전 APGA 투어 토너먼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이후 지난주
입국했는데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강욱순은 16일 88CC 서코스 (파72.전장 6,427m)에서 개막된 제15회
팬텀 오픈 골프 선수권대회 남자부 (총상금 1억5,000만원)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오후 4시현재)

"프로 6년차, 95 포카리 오픈 챔피언, 주무기 드라이버샷"이란 수식어를
달고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강은 이날 무보기에 버디 6개를 노획했다.

강은 특히 240m를 넘나드는 장타력으로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88CC 서코스 파5홀의 평균길이 (챔피언티)가 510m로 결코 짧지 않은데도
모두 세컨드샷을 온그린시키거나 그린근처에 갖다붙인 것이다.

강욱순 다음으로는 역시 신예들인 정준(25)과 김종일(27.하이트)이
뒤를 잇고 있다.

국가상비군 출신으로 프로3년차인 정준은 이날 아이언샷 호조에 힘입어
버디6 보기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인 김종일도 68타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데,
특유의 몰아치기가 빛을 발했다.

김은 전반 6, 7, 8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더니 17, 18번홀에서도
연속버디를 기록했다.

김의 보기는 2개.

공동 4위권에 가서야 간판스타 최상호(41.엘로드)와 캠브리지 오픈
챔피언 김종덕(35.아스트라) 등 단골 우승후보들이 포진했다.

최는 버디4 보기2개의 안정된 플레이로 2언더파 70타를 쳤고, 김은
버디5 보기2개였다.

지난해 프로가 된 국가대표 출신의 허석호(23)가 역시 70타로 상위권에
포진한 것이 특이했다.

박남신(37.휠라코리아) 신용진(32.팬텀)은 72타, 포카리 오픈 챔피언
김영일(41.브리지스톤)과 최경주(27.슈페리어)는 73타를 쳤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