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해킹보안 전문가그룹으로 불리는 과기원생들이 다른 대학
전산시스템을 해킹하다 적발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과기원의 전산망이 해킹을 당하자 이를 포항공대 소행으로 판단,
자신들의 해킹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포항공대 전산망에 침투, 교수및
연구원들의 연구자료를 파괴하고 해킹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해킹증거를
없앤 것이 드러나 구속됐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한국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여 해킹 방지를 연구한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해킹을 했다는 것은 경찰관들이 도둑질을 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컴퓨터 전산망이 해킹을 당하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대학이나 기관등의 중대한 자료가 손상당할 경우 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기능 장애가 온다.

그 엄청난 국가적손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해킹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저지른 범죄라면 엄중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서로 지혜를 모아 국가경쟁력 강화에 몰두해야 할 젊은 인재들이 서로의
길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실망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정부당국은 컴퓨터가 점차 기능을 확대해 나갈수록 그 부작용도 커질
것이므로 전산망 보급확대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더욱 강화하고
그 처벌규정을 더욱 엄격히 하는등의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의 젊은 인재들이 눈앞의 일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보다 멀리
내다보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박정현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