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소회 (회장 김기창) 창립 60주년 기념전이 17~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580-1510)에서 열린다.

후소회는 1936년 이당 김은호 화백 (1892~1979)의 화실 낙청헌에서
백윤문 김기창 장우성 한유동 이유태 장덕 조중현 정홍거씨 등이 모여
창립한 한국 최초의 동양화가 모임.

그간 23회의 회원전과 6회의 신인 공모전 등을 통해 현대 한국 화단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후소회란 명칭은 이당과 절친했던 위당 정인보 선생이 "회사후소"
(그림 그리는 일은 마음을 맑게한 후에야 가능하다)라는 논어 문구를
따서 지어준 것으로 유명하다.

"후소회의 조망과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념전은 <>후소회
창립회원과 작고회원, 전.현회원 등의 작품을 모은 후소회원전 (50명)
<>후소회 공모전 (1984~1990년) 수상작가 초대전 (20명) <>화단의 원로.
중진.중견작가 초대전 (43명) 등 총 113명의 작품을 전시, 후소회가
한국 화단에 남긴 발자취를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전시작중에는 김은호 화백의 "황후대례복"과 창립회원인 백윤문 화백의
"건곤일척", 김기창 화백의 "가을", 조중현 화백의 "우중구압도",
이유태 화백의 "포도도", 정홍거 화백의 "메류와 베루", 장우성 화백의
"노묘" 등 쉽게 보기 어려운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현초 이유태 화백은 유일한 창립전 작품인 "포도도"를 60년만에
다시 회원전에 출품, 눈길을 끌고 창립 멤버였다가 결별한 원로화가
월전 장우성 화백도 53년만에 작품을 내놓아 미술계안팎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또 40세에 요절한 김덕남 화백의 "회귀도"와 작고회원의 60~70년대
작품들도 상당수 전시된다.

한편 후소회는 작품전과 함께 침체된 한국화단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안동숙 (전 이화여대 미대학장) 오태학 (중앙대 교수) 홍석창
(홍익대 교수)씨 등이 강사로 나서는 "한국화 바로알기 강좌"
(20, 22, 24일 오후 2시)와 김기창 안동숙 김학수씨가 사인하는
기념서명회 (18, 19, 21일)를 열고, 김기창씨의 소품 "사슴"을 새긴
손수건과 작품포스터 (2종)도 판매한다.

김기창 회장은 "이당 선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화단도 없었을 것"
이라며 "창립 60주년을 계기로 이당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한국화단의
중흥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후소회 회원은 다음과 같다.

김기창 한유동 김학수 안동숙 이길범 김정묵 이창래 조성락 이성근
장주봉 이환영 김성태 권기옥 김정자 최백옥 김호성 이재경 최일권 박봉길
상성규 문성환 장은경 한석봉씨.

입장료는 일반 2,000원, 학생 및 단체 1,500원.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