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의 아날로그이동전화 가입예약제가 상당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국이통이 지난 2일부터 아날로그이동전화의 신규가입을 제한키 위해
실시하고 있는 "가입예약제"가 휴대폰생산업체와 일선대리점들을 판매부진
으로 몰아넣고 있어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현재 아날로그이동전화기가 거의 팔리지 않고 있는데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 것.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는 이에 따라 아날로그방식 휴대폰의 신규판매는
고사하고 이미 생산했거나 팔려고 확보해 둔 재고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의 휴대폰수요가 그동안 월 6만대선에서 이달부터는 고작
1만여대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라인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뾰쪽한 재고처리방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이동전화기 판매대리점들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에는 한국이통으로부터 신규가입자의 이동전화개통 권한을 위임받은
3백여개 위탁대리점과 휴대폰판매를 주로하는 1천7백여개 일반대리점이
영업중이다.

이들중 일반대리점의 경우 한국이통이 휴대폰 신규가입자를 하루 5백명선
으로 제한, 위탁대리점당 하루 1~2명의 신규가입유치권을 나눠줘 신규
가입자를모집할수 없는 딱한 처지.

일반대리점들은 이에 따라 신규휴대폰판매는 고사하고 총6만여대에 달하는
휴대폰재고를 처리에만도 힘겨워 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그동안 한국이통으로부터 가입자 1인당
2만2천원의 모집수수료와 매월 통화요금의 5%씩을 지급받던 관리수수료도
더이상 확보할 수 없게 됐다는 것.

일반대리점들은 또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휴대폰 가격이
아날로그이동전화의 2배에 달하는 80만원선에 이르고 그나마 공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디지털이동전화의 신규가입 유치에도 애를 먹고 있다.

따라서 이동전화기 판매대리점들은 이같은 수도권에서의 휴대폰 판매부진
으로인해 쌓여있는 재고들이 지방으로 흘러들어가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지방대리점들도 간접적인 피해를 받고있다고
밝혔다.

한국이통은 이에 대해 이같은 여파를 어느정도 예상했으나 2백만명을
넘어선 기존의 아날로그이동전화 가입자들에게 양질의 통화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부득이 가입예약제를 실시할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통은 기존의 아날로그이동전화가입자들이 디지털이동전화로 옮겨가면
이같은 어려움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아날로그가입자가 디지털로 전환할때
25만원의 요금을 부담하면 아날로그휴대폰을 디지털휴대폰으로 교환해주고
있을뿐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전문가들은 가입예약제의 여파를 해소하는 방법은 아날로그이동전화용
주파수를 한국이통이 추가로 확보해 가입자수용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거나
디지털이동전화 신규가입을 촉진해 아날로그이동전화의 가입자를 자연스럽게
줄이는 길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아날로그용 주파수의 추가확보가 거의 불가능하고 디지털
이동전화가 단말기가격이 비싼데다 성능도 다소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아날로그가입자의 급속한 디지털로의 전환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어쨋든 한동안 괜찮은 영업성장세를 보이던 이동전화기 판매대리점들은
디지털휴대폰 보급이 활성화될때 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