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대표적 양조업체 기네스사가 세계 맥주업계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

기네스사는 90년대들어 세계적으로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맥주시장에서
아일랜드풍 술집을 각국에 보급하는 전략에 성공, 맥주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네스가 자랑하는 흑맥주는 진하고 걸쭉한 맛으로 대중적이라기
보다는 그 독특한 향취에 매료된 소수 단골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온 점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네스흑맥주는 아일랜드와 영국의 맥주시장 점유율이 5년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5%에 이르렀다.

더욱이 이 회사는 90년대들어 매년 5%씩 맥주수출을 증대시켜 아시아 및
남미 등 세계각국 시장으로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이에 따라 기네스사의 맥주사업부문은 주력사업인 "조니워커"를 필두로 한
위스키사업부문의 지원사업 정도로 과거에 인식됐으나 연간 총매출액 60억
달러규모에서 절반에 가까운 44%를 차지할 정도로 괄목하게 성장했다.

위스키사업에 비해 여전히 떨어지지만 맥주사업의 수익성도 신장, 영업이익
점유율이 5년전 20%에서 지난해 25%로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아일랜드풍 펍(술집)을 전세계에 확산시켜 이 술집에서
기네스맥주와 위스키 등을 판매토록 한 영업전략을 시행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5년전에 전문하던 아일랜드풍 술집은 독일과 러시아 등 유럽과 홍콩 등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까지 확산, 현재 전세계에 8백여곳을 헤아린다.

하지만 기네스사가 이들 술집을 소유하거나 직접 경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각국의 업주들에게 아늑한 느낌의 목재가구선택 및 벽면에 곤봉을
걸어두는 장식 등 아일랜드풍의 실내장식 디자인작업을 도와준다.

또 진짜 아일랜드 종업원을 채용토록 알선하고 토속음식조리법과 민속음악
등도 제공해 준다.

물론 기네스맥주와 "조니워커" 위스키는 필수준비품목이다.

기네스사의 맥주사업부문 전무이사인 브랜든 오닐씨는 "투자비는 전혀
없다. 우리는 재정지원자가 아니라 지적재산권자다"고 말한다.

오닐씨는 특히 각국을 순회하며 바텐더들에게 기네스맥주를 따르는 비법을
전수한다.

술병을 2단계로 나눠 수직으로 기울이면서 거품이 넘치지 않도록 따르는
독특한 방법으로 차별화된 맛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기네스사가 고안한 아일랜드풍 술집이 인기를 얻자 동종업체인 휫브레드사
와 얼라이드 도메크사도 서둘러 같은 종류의 술집을 보급에 나섰다.

그런데 기네스사는 이들 경쟁업체들의 술집도 기네스흑맥주를 취급하고
있어 오히려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