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취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때로 음악에 몰두하기도 하고 괴로울땐 술에 취하기도 하고 젊었을땐
사랑에 빠져 잡기어린일도 서슴없이 저질렀으니 그게 바로 삶에 대한
정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젠 나이가 들어 여기저기 막무가내로 취할수도 없어 안타깝지만
그나마 필자는 평생 취해도 물리지 않는 좋은 대상을 간직하고 있어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그 대상은 바로 산이다.

한번 두번오르다 싱싱한 땀내와 정상에서 하늘을 가르며 마시는 그
상쾌함, 풍요롭고 넉넉한 메아리에 반해 이젠 틈만나면 산을 찾는
산광맨(산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버렸다.

운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그렇게 만나게
되는 것일까.

인사이동으로 고향인 광주지점에 와보니 타 직종보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이미 92년7월 개점이래 매월 1회 산행을
해오고 있으며 모임이름 또한 산광회(한국산업증권 광주지점 산악회)라
하니 필자는 두말할 나위없이 산광회 고문이 되었고 지난달엔 화순
백아산에도 다녀왔다.

그동안 산광회는 남도의 명산인 무등산 월출산 지리산 내장산, 그리고
담양 추월산과 변산 내소산들을 등반하면서 직원 상호간에 의도
돈독해지고 건강 또한 남다르단다.

한가지 특징적인것은 매월 등산시마다 각 가정에서는 가장 자신있는
요리를 해와 솜씨를 자랑하며 여직원 누구 한사람 낙오된적이 없이
등반을 한다고하니 증권맨으로서 갖추어야할 요건과 상하간에 우애가
있어 광주지점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더불어 산에 함께 취할수있는 동료들을 만났기에 산광회의 끈끈한 유대를
위해 중심이 되어야할 필자의 어깨 또한 무겁다.

산광회의 산파 역할을 한 위순주 차장과 박기홍 차장, 윤태석 대리,
그리고 다리가 튼튼해 산을 잘타는 박희숙사원의 모습이 아름답기만하다.

오는 4월 둘째주일에는 승주 선암사 벗꽃도 보고 도계암에 올라 액자에
넣을 멋있는 사진도 찍고 바야흐로 봄이 오는 소리를 산광회회원들과
함께 들어보리라.

끝으로 산광회 초석이 되어주신 정철헌 부장님께 감사드리며 "산에는
산만 있는것이 아니다"라는 좌우명을 지닌 우리 산광회회원의 따뜻한
배려에 더없이 감사드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