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미국경제가 힘차게 되살아나고 있다.

미상무부는 2일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2.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두차례의 금리인하에 따른 기업설비투자확대와 정부지출증대로 이같이
견실한 성장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성장률은 직전분기인 95년 4/4분기 0.5%의 성장률에 비해 매우 높다.

또 예상치에 비해 1%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당초 1.4분기성장률이 기껏해야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뛰어넘는 2.8%라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이렇게 되자 경기과열여부를 둘러싼 경기논쟁이 일고 있다.

경기가 과열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는 측과 안정성장의 연장선일 뿐이라는
양측의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투자은행중 하나인 오펜하이머사의 마이클 메츠 수석연구원은 "미 경제가
연착륙하지 않고 오히려 솟구치고 있다"며 경기과열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미금융시장도 2.8% 성장률을 경기과열조짐으로 해석, 주가와 채권값,
달러가치가 일제히 떨어졌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는 이날 약 77포인트(1.4%) 떨어지고
30년만기 국채가격(액면가 1천달러)도 10달러이상 하락, 수익률이 1년여만에
가장 높은 7.06%를 기록했다.

경기가 좋으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여야 마땅하나 경기과열기미로 금융
당국이 금리를 더이상 내리지 않는 것은 물론 과열방지를 위해 금리를
올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주가하락요인이었다.

시장이 경기자체보다는 금리향방에 보다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 셈이다.

채권값도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고조우려로 떨어졌다.

달러는 주가와 채권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아 떨어졌다.

이날 달러는 뉴욕시장에서 1백4.40엔으로 전날에 비해 1엔가량 미끄러졌다.

2.8% 성장률을 경기과열신호로 받아들이는 측은 금융시장의 이같은 반응이
그 증거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경기과열이 아닌 안정성장이라는 평가도 강하다.

헤리티지재단의 조 콥수석연구원은 2.8%의 성장률을 경기과열로 해석하는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반박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정성장률을 2.3-2.5%로 보고 있는 것에
비춰볼때 2.8% 성장률을 과열신호로 평가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1.4분기 인플레율이 95년 한해동안의 2.7%보다 낮은 2.5%를 기록,
경기과열로 보기에는 더더욱 무리라는 주장이다.

경기과열론을 배척하기는 로라 타이슨 미국가경제협의회의장 역시
마찬가지다.

직전분기인 작년 4.4분기의 성장률(0.5%)이 너무 낮았던 탓에 1.4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게 타이슨의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어느측의 주장이 타당한지 섣불리 판단하기가 어렵다.

다만 1.4분기성장률이 발표된 직후 FRB가 올 한해 성장률을 2.3% 안팎으로
예상, 안정성장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판단은 앞으로 나올 실업률이나 공장가동률등 다른
경기지표들을 좀더 살펴본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