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큰 장' 열릴 가능성 높다 .. 유인채
영국의 어떤 분석가는 최근 한국증시에서 정치가 주가에 10%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총선 전후의 주가추이를 분석하면서 설명한 대목이다.
어떻든 증권시장은 그간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었고 선거가 이를 살려
냈다고도 볼수있다.
그렇지만 이보다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낮게 평가되어 있었고 이제야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요즘들어 증권시장을 신뢰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꼽아야 할 것은 저금리 추세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에서는 금리중심의 통화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
이는 기조적으로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그간 대외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데도 저금리가 필수적인
사항이라는 점을 수차 강조해왔다.
이같은 논리가 그대로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가 내리면 기업의 금융비용은 줄어들고 경쟁력이 보강된다.
이에따라 기업수익이 증가한다.
기업의 수익은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에 이에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하겠다.
금리는 또 금융상품을 선택함에 있어 "이자"보다는 "수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한다.
금리가 일정한 상품보다는 더 많은 이익을 올릴수 있는 기회가 있는
수익상품에 투자를 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이나 기관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수
있다.
두번째로 들수 있는 것은 해외로부터의 유동성 증가가 주식 시장에 계속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미 18%의 외국인투자가 허용되어 있고 앞으로도 개방폭이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증시에 대한 "모건스탠리"지수 편입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해외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매력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뉴요이나 동남등의 주가가 매우 높은 상황에 있기 때문에 대만이나
한국증시를 좋은 투자대상으로 꼽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번째 요인은 경기실체가 취약한 상태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경기는 강하게 호전되고 있다.
설비투자가 여전히 왕성하고 각 기업들의 21세기 비전제시도 대단히
의욕적이라는 점을 외면할수 없다.
지난달 철강.자동차.반도체에 대한 국내 대기업의 투자를 상식을 초월하는
무모한 행위라고 비꼬았던 외국 전문지들도 최근들어 정보통신쪽으로의
과감한 투자에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주가는 조정을 받으면서 더욱 상승할 것이다.
940포인트선, 980포인트선에서 조정을 받고 1.040포인트에서 쉬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당분간 1,000포인트선을 중심축으로 하는 다지기가 필요한 것이다.
KOSPI200을 중심으로 금융.건설 등이 투자대상으로 많이 거론된다.
금융장세에서 경기장세로 이행된다면 시장은 대단한 규모의 "대목장"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로선 역시 주식의 가치를 고려해서 가격을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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