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거액장기예금을 사절하는 등 자금조달
및 운용패턴을 ''장기조달 단기운용''에서 ''단기조달 장기운용''으로 바꾸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최근 저금리추
세가 계속되자 거액장기예금유치를 가급적 억제,단기자금위주로 조달에
나서는 한편 아파트중도금대출등 10년이상 장기성위주로 자금을 운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금융기관간
밀어내기식 자금운용도 한계에 부닥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은행신탁의 주요 자금운용처였던 투신사들 마저 수탁을 기피,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은행은 이날 전국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앞으로 시장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기2년이상 5억원이상의 정기예금을
예치할 경우엔 반드시 본점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또 제일 신한등 대부분 시중은행들도 5억원이상의 거액장기예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가급적 신탁상품에 가입토록 유도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정기예금금리를 내린뒤에 장기거액예금을 가입토록 유도
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해 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은행등 금융기관의 1
년미만 단기성수신은 3조6천9백86억원 증가,장기성수신 증가액 5조6백
36억원의 73.0%에 달했다.

금리하락세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3월까지는 단기수신증가규모가 장기
수신증가액의 57%였었다.

은행들은 이와함께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위해 아파트단지 중도
금대출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아파트중도금의 대출금리는 지난달만해도 평균 연13.5%수준이
었으나 최근엔 연12.7%까지 떨어졌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특히 신탁자금을 마땅히 운용할 수단이 없어지자 최근엔 산업 장기신
용은행등 특수은행들까지 아파트중도금 신탁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외에 보험 신용금고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금리하락과 투신사의
수탁기피로 애로를 겪고 있으며 역시 장기예금유치에 극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