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수익율이 0.1%포인트 이상씩 뚝뚝 떨어지며 사상최저치를 매일
깨고 있다.

시중자금사정의 바로미터인 채권수익률의 한자리수 진입이 현실화되기
일보직전이다.

금리가 떨어져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만
금리하락속도와 금리하락의 행태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서 투기적 요소에 의해 하락한 금리는
불필요한 실물투기를 자극해 물가를 부추길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정부가 지준율인하 신탁제도개편등으로 금리인하에 가속페달을
밟은 이후 금리는 무서운 속도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떨어진 연10%대의 금리는 경제현실을 반영하지는 못하는
거품이라는 지적이 많다.

잠재경제성장률(7%수준)과 물가상승률(4-5%)를 감안할 경우 적정 금리는
연11-12%가 적절하다는게 한국은행 실무자들이나 경제연구소의 견해다.

그러나 최근의 금리급락은 일종의 머니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금융기간이 일시적인 과잉유동성을 바탕으로 채권사재기에 나서 이런
현란한 금리하락이 일어났다는데는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인정한다.

금리가 너무 낮은데 주식시장은 활황을 보이자 주식투자를 위해 은행대출을
신청하는 직장인이 많이 늘어났다는 데서도 실물투기의 우려는 감지될 수
있다.

금리가 더 떨어지면 부동산투기와 소비등으로 자금이 몰려 물가를 불안하게
할수도 있다.

또 최근 금리가 하락하면서 거래가 별로 없이 분위기에 의해 극격히 떨어진
사례가 많아 나중에 금리가 오를때도 급격히 오를 수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낮은금리(높은 가격)에 채권을 사놓은 증권사등 금융기관의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최근의 유동자금이 은행신탁 <>보험 <>투신 <>증권등의 금융기관을
빙빙돌아 오는 자금이라 한금융기관이 피해를 입으면 다른 금융기관도
연쇄피해를 입게 된다.

이런 금융장세에 의한 금리하락은 기업의 자금수요예측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기업들은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채권발행등을 미루고 있으나
한기업이 대규모발행을 시작하면 채권수익률은 금새 급상승할 가능성이 커
기업에게도 피해를 줄수 있다.

따라서 "금리한자리수"라는 광고효과에 매달려 정부나 한은이 너무 통화
관리를 방만히 하지 말고 통화량과 금리를 함께보는 통화정책을 펴라는
반론도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