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침대" 제작사인 신씨네 (대표 신철)가 흥행성공의 여세를
몰아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철 신씨네 대표는 24일 호텔신라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의 왕가위 감독과 함께 한국 홍콩 프랑스가 참여하는 3국 합작
영화를 제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씨네는 또 2000년 1월1일 0시를 기해 우리나라의 명보극장과
세계 8대 도시의 주요극장에서 "21세기를 여는 영화"를 동시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나무 침대"의 칸영화제 필름마켓 출품을 계기로 세계
배급 및 해외마케팅을 강화키로 했다.

왕가위 감독과의 합작 프로젝트에는 프랑스의 UGC, 홍콩의 제트톤 등이
참여하며, 한국에서는 모인그룹대표 정태진씨와 신씨네의 오정완 이사가
동참한다.

이들은 5월부터 왕가위 감독의 작품 3편을 공동 제작할 예정이다.

록큰롤을 사랑하는 북경 젊은이들의 얘기인 "북경지하"와 동성애
문제를 다루는 "춘광사설", 멜로드라마 "첫사랑 1996" 등이 그것.

주연배우에는 장국영 장만옥 양조위 금성무등 홍콩스타들이 대거
캐스팅됐다.

이들 작품에 대한 한국측 투자금액은 약 300만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를 여는 영화"는 시나리오 공모에서 배우 캐스팅.감독 선정까지
국제적인 프로젝트로 추진한다는 계획.

인터넷을 통한 아이디어 공모도 고려하고 있다.

상영관인 명보플라자 (대표 김홍)와는 23일 계약을 완료했다.

3년후의 일에 대해 기획.제작.배급이 삼위일체로 이뤄지는 이같은
시스템은 신뢰성과 장래성에 대한 확신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어서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신씨네와 모인그룹은 5월9일부터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 5회
상영될 "은행나무 침대" (영어 제목 : The Gingkobed)의 해외 배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일본 홍콩 등 10개 배급사와 협의를 마치고 유럽지역 판권에
대한 가격 조정을 남겨 놓은 상태.

신씨네는 배우 이연걸과 손잡고 "은행나무 침대"의 중국 배급도
추진하고 있다.

이연걸은 중국에 900개의 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