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이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는데 있다면 산사는 좋은 여행
목적지가 된다.

명승지에 위치한 고찬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청정도량에 깊게 배어있는
청풍으로 도시민의 찌들은 마음을 씻어준다.

<>.운암사 용암사와 함께 "호남의 3암사"로 불리는 선암사는 계절의
미와 고찰의 분위기에 흠뻑 젖을수 있는 곳이다.

전라남도 국립공원인 조계산(887m)의 동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선암사는 북서쪽에 위치한 승보사찰 송광사에 비해 덜 알려져 있으나
태고종의 본산으로 유서깊은 사찰이다.

특히 경내에 철쭉 동백 벚꽃 목련 자산홍 영산홍 수국 매화등 꽃나무가
그득하여 매년 봄철이면 많은 탐방객들이 몰려든다.

천년고찰의 빛바랜 오색단청을 무색케하는 만개한 각종 꽃들의 현란한
자태와 짙은 향기는 고색창연한 사찰분위기와 절묘한 조화를 빚어낸다.

무우전아래서 주지 정혜스님이 따라주는 작설차 한잔을 마시면 선계가
예 아닌가 하는 느낌도 갖게된다.

선암사에는 800년의 전통을 지닌 자생다원이 있다.

또 보물7점과 지방문화재12점등 많은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절초입에 있는 승선교가 돋보인다.

조선 숙종24년(1698년)에 세워진 승선교는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아치형홍예(무지개다리)로서 규모는 길이 14m, 너비4m,
높이4.7m.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승선교의 진면목은 계곡아래로 내려가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반달모양의 다리안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강선루와의 조화가 한폭의
그림을 이루기때문이다.

세속의 번뇌를 다리아래 흐르는 계곡물에 씻고 건너 피안의 세계인
불국정토로 향해가듯 제 그림자를 비추고 있는 모양새다.

선암사는 백제성왕7년(529년)아도화상이 비로암을 짓고 신라경문왕1년
도선국사가 선종9산문중 동리산문 선풍으로 지금의 선암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그뒤 고려선종9년 대각국사 의천이 중건했으나 정유재란등 국란때마다
불타 현재의 건물은 조선후기에 조성한 것이다.

이 절은 또 조선시대 후불탱화 3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래서 주지 정혜스님은 17세기 불화전시관건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여유가 있다면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이십여리 등산코스
(3시간소요)를 걸어보면 더욱 좋다.

경내 못지않게 조계산에도 각종 꽃들이 만발, 꽃밭을 걸어가는 듯한
환상적인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 승주IC(회덕기점 242km)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선암사로 쉽게 연결된다(약 6km).

한남대교 남단에서 선암사까지는 약 395km로 5시간10분정도 걸린다.

광주에서는 81km, 순천시내에서는 27km 떨어져 있다.

송광사로 가려면 주암교차로(회덕기점 229km)에서 빠져나와 주암호를
끼고 약 10km정도 달리면 된다.

선암사지구에는 숙박업소 음식점 민박집들이 꽤 많다.

조계산일대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위주로 한 산채요리가 별미다.

산채정식은 길상식당(0661-54-5599) 장원식당 등에서 맛볼수 있다.

가격은 6,000원.

순천시내에는 순천로얄호텔 순천금강호텔 순천각 등의 숙박업소가 있고
우래정(745-2627) 대원식당 일억조 등에서 푸짐하고 맛깔스런 순천식
한정식을 먹을 수 있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