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 이봉구특파원 ]

혼다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내년부터 미국 전기자동차(EV) 시장 공략에
본격 돌입한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미캘리포니아주의 배기가스규제정책에 대비,
9월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자동차 "EV-1"를 시판할 계획인 가운데
일자동차메이커들이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에 서둘러 뛰어들고 있는 것.

혼다 미현지법인은 내년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니켈수소전지를 탑재한
"혼다 EV"(4인승)를 판매한다고 14일 발표했다.

"혼다 EV"의 충전 1회당 주행거리는 200km.

산화납전지를 사용한 GM의 "EV-1"보다 30km 길다.

최고속도는 시속 128km (GM은 130km).

도요타도 11일 RV(레저용 차)형 "RAV4L EV"를 내년 가을부터 캘리포니아
에서 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AV4L EV"도 "혼다 EV"와 마찬가지로 니켈수소전지를 탑재, 무충전
주행거리가 200km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125km.

도요타는 오는 2000년까지 330여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도쿄모터쇼에서 기존 납전지무게의 3분의 1수준인 리튬전지를
탑재한 전기자동차 "FEV II"를 선보인 닛산도 미시장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대기자원위원회는 배기가스를 규제하기위해 지난 3월
"저공해차판매 할당제"를 마련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진출한 자동차회사는 오는 2003년까지
총 판매대수의 10%를 의무적으로 전기자동차등 저공해차에 할당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이외의 주에서도 이같은 규제안 도입을 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간 전기자동차시장 쟁탈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