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넷이 기업의 비지니스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인트라넷은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기업내 정보망.

최근 대외 정보수집이나 홍보수단에 머무르던 인터넷을 업무혁신을 이루는
탄탄한 기업 정보인프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 실리콘그래픽스사의 이만영부장은 아침에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여는 것으로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기술영업 담당인 그는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그날의 지시를 내린다.

사원들이 보내온 영업자료들은 고스란히 자신의 웹사이트에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돼 신제품 개발에 반영된다.

또 미국 본사와 화상회의를 통해 신제품의 기술관련 문제들을 점검한다.

기존 한나절이 걸리던 일을 이제 한,두시간만에 해결한다.

이러한 업무효율성 제고는 이 회사가 인트라넷을 경영혁신의 도구로 활용
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한국 실리콘그래픽스는 이번 15대 총선 개표결과 방송에서 선보인 가상
스튜디오를 개발한 업체.

이 회사는 지난 11월 "웹 플레닛"이란 이름의 인트라넷을 구축했다.

인트라넷의 매력은 저렴한 구축비용에 있다.

직원들이 인터넷 ID와 웹검색용프로그램만 가지고 있다면 컴퓨터 기종이나
운영체계 종류에 관계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한일 마케팅 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과 늘어나는 비용압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인트라넷을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부장은 모든 시장분석및 마케팅 정보등을 실리콘 새일즈라는 본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얻는다.

또 미국에 가지않고 인트라넷을 통한 화상회의로 본사 영업회의에 참가
한다.

전자우편으로 보내오는 본사 자료들의 내용도 흥미롭다.

상세한 제품설명 대신 한줄의 웹 주소만이 적혀 있다.

담당자는 이 웹사이트에 들어가 가격과 상품사진등 신제품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그대로 출력해 영업자료로 활용한다.

이에 따라 서류작성과 문서전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수 있었다.

미 실리콘그래픽스 본사는 "실리콘 정션"이라는 기업내 정보망을 구축,
직원들의 모든 컴퓨터를 인트라넷으로 연결했다.

실리콘 정션은 매일의 뉴스와 주가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 다른 사내 웹사이트에 연결되는 색인을 제공해 누구나 쉽게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수 있도록 했다.

이 인트라넷에는 현재 600개의 내부 웹사이트가 개설돼 영업자료 업무관련
서식 교육내용등을 포함한 총 10만페이지 이상의 정보를 세계 100여개 지사
사무실에 보내고 있다.

한국 실리콘그래픽스는 앞으로 사원들의 모든 업무를 웹환경에서 인트라넷
을 통해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또 인트라넷을 기업내 정보공유뿐 아니라 상품의 전자결제등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모든 직원이 각자의 인트라넷 홈페이지를 소유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원들을 대상으로 웹제작에 필요한 강의도 실시하고 있다.

<유병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