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방자치단체인 도도부현들에 일반직공무원은 일본국적을 가진자로
제한한다는 "국적조항"을 철폐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가와사키시의 시장은 97년도 지방공무원 채용때부터 이 조항을 개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다.

그런데 이미 철폐방침을 표명한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는 모두 9개에 이르고
있다.

일본의 자치성은 외국인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유럽 여러나라에서는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재일외국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행정참여를 요구하는 소리도 한층 높아지는
추세다.

가와사키시장은 가까운 시일내 실시할 일반직시험에 대해 "오사카시와 함께
자치성과 협의중으로서 철폐 여부를 이달중에 결론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93년도부터 "국제직"과 "경영직" 등을 일반직에서 분리하여 외국인에 개방
했지만 이를 더욱 확대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 연말에는 시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의견을 듣는 "외국인시민
대표자회의"를 시작한다고 한다.

가와사키시에는 현재 재일교포 조총련 중국인등 외국인이 약 1만9,000여명
살고 있는데 "일본인과 동등한 권리를 달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의 행정 참여에 대해서는 고지현의 지사가 작년1월 국적조항의
철폐를 선언한 것에 이어 오사카시시장도 지난달 "각 자치단체가 상황에
대응해서 판단할 시기에 와 있다""고 철폐방침을 밝힌바 있다.

"국제화"의 진전으로 남미와 동남아시아 출신의 재일 외국인이 급증하여
군마현등 각지에 브라질촌이 생겨나는등 지방자치단체도 외국적시민의
소리를 무시할수 없게 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이 도도부현과 정령지정도시의 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국적조항철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회답한 곳은 도쿄도
복강현 신호시등 모두 6개 도현시.

외국인거주자가 많은 대도시일수록 두드러진다.

최근엔 지방분권논의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민에 밀착한 지역행정으로
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지현지사는 "직원채용은 지방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하며
"경제가 개방화하고 있는데 자치단체가 배타적인 특별조항을 갖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자치성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공공의사형성 성격의 공무원이
되려면 일본국적을 필요로 한다"라는 53년의 내각법제국 견해를 근거로
이러한 자치체의 움직임을 강력히 견제해왔다.

지방자치단체도 국가기관의 위임사무를 수행하므로 간호부등 "전문직"이상
직종에 외국인을 전면적으로 채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도도부현.정령지정도시의 시정촌 가운데에는 이미 일반직 채용에
국적불문이 많고 일부 시에서는 4월1일부터 외국인 주임이 탄생하기도 했다.

현재는 도도부현과 정령지정시만이 외국인 채용을 단행하지 않고 있다.

재일교포가 있게 된 원인은 전적으로 일본에 그 책임이 있다.

뿐만아니라 재일교포에 나라에 대한 책임은 다 부여하면서도 일본정부는
그들의 권리행사는 제약해 왔다.

그동안 한.일협의가 있을 때마다 재일교포의 법적지위향상을 거론해 왔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정부는 거주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재일교포에 대해 상응한
대우를 해야 마땅하며 특히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가 있어야 할
줄로 안다.

김세용 < 서울 노원구 상계5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