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환경"은 이제 시나브로 우리곁에 다가와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명함은 재생지를 사용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간 명함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는 인식때문에 가급적 최고급으로 사용
하자는 경향이 있었다.

재생지는 천연목재를 원료로한 일반 펄프에 비하여 재생펄프의 가격은
다소 저렴하나 종이제작공정이 기술을 요하는 복잡한 과정이므로 제조원가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어 기피한다고 한다.

지난번 15대총선에서의 각종 인쇄물에 사용된 종이는 무려 6000t으로
추정되고 이는 30년생 나무 12만그루를 베어내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보존과 물자절약은 구호만으로 실천되는 것이 아니다.

각 후보들의 전단벽보 홍보책자를 재생지로 사용하고 그러한 의식을 가진
후보를 국민의 대표인 국회로 보내 작은 명함이라도 재생지로 사용한다는
의식을 우리 모두가 갖게 했다면 노도처럼 밀려오는 그린라운드의 파고를
이겨내고 1등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경제에도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마침 환경운동연합이 "한차례 선거로 남산이 사라진다"는 구호를 내걸고
재생지 사용을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번 15대 선거를 계기로 환경을 생각하는 선거문화 정착의 출발점이
되어졌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박종기 < 전남 여천시 월내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