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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시론] 주택의 기획상품화..심현영 <현대산업개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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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택업계는 삼난(3난)에서 허덕이고 있다.

    자금난,택지난,그리고 미분양주택이 누적되는데 따른 경영난이 그것이다.

    업체마다 3난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사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

    한편 밖으로는 세계화 지방화 시장개방 등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건설시장의 개방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민간건설시장은 이미 개방된데 이어 내년 1월에는 정부조달시장이 개방되고
    이어서 부동산시장과 주택시장도 개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물론 개방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 주택업계도 개방을 전후해서 어느정도의 경쟁력은 갖추고
    있어야 국내시장을 방어함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도 활성화될수 있을 것이다.

    자금력과 기술력 그리고 특히 고객만족을 위한 마케팅 능력을 갖춘 선진국
    업체가 우리의 고급주택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실질 소득의 급격한 상승으로 주택소비구조가 고급화-다양화
    되고 있다.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주택값이 상대적으로 안정됨으로써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과 품질 양면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개발하지 못하면 소비자
    로부터 외면당할게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시장이 개방되면 고부가가치 주택시장을 점차 잠식당할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와중에서 주택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지금 펼쳐지고
    있거나 예상되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조직을 개편하고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거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함께 주택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분양후에도 AS(애프터서비스)를 강화
    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소비자 편익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업체는 특정 소비자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여 자사
    주택상품의 차별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다른 일부업체들은 보다 파격적인 "소비자 끌어안기"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노력이 효과를 가져오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기껏해야 선택사양품목을 추가, 또는 조정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다양하고
    고급화"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미흡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고 소비자 욕구에 보다 충실하게 주택사업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벽에 부딪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정부의 각종 규제때문으로 볼수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일부 행정규제는 완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세가지
    규제는 주택산업의 선진화와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하나가 분양가 규제이고,둘째가 주택사업자에 대한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그리고 셋째로는 토지이용 규제다.

    이러한 규제들이 계속되는 한 창의적이고 고객만족을 위한 단지설계나
    시장성있는 주택상품 개발은 힘든게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업체는 경쟁력을 잃어 주택시장이 개방되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정부규제중에서도 가장 문제되는 것이 가격과 택지개발에 대한 규제이다.

    이러한 규제들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값싼 주택을 많이 짓는 정책"에
    기여한 바 크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값싸고 부실한 주택을 원치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개발업자가 소비자를 만족시켜 줄수 있는 입지에 택지를 개발
    할수 없도록 한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입지선택의 자유가 없다면 어떻게 시장성있는 주택을 개발할수 있을
    것인가.

    고층 아파트 중심의 동질적인 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들이 고품질의 다양한 주택을 원한다면 이에 맞도록 주택 공급도
    이루어져야 한다.

    소비자들의 개인적인 취향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주택 부문에서도 소비자 주권 시대가 온 것이다.

    미분양주택이 늘어나는 이유는 수요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시장성있는
    주택을 공급해 주지 못하기 때문임을 인식해야 한다.

    소득이 증가하고 가구수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수요가 늘면 늘었지 줄어들수는 없다.

    문제는 현재의 규제가 지속되는 한 시장성있는 주택을 생산-공급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많은 수요가 "현재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4~5년 후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구매성향도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양하고 성능이 우수하고 부가가치 높은 주택을
    원할 것이며, 그러한 주택을 국내 업체가 공급하든 외국 업체가 공급하든
    상관않을 것이다.

    그저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질이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소비자의 선호가 고급화되는 만치 주택도 이제는 "기획 상품"으로 개발해야
    고객으로 부터 환영받을 수 있다.

    기획상품으로 개발하려면 장시간에 걸친 연구개발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물론 규제가 풀렸을 때만 가능하다는 전제가 붙는다.

    다른 상품의 시장이 그렇듯이 주택시장도 이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매우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정부규제없이도 소비자를 의식해 양질의 주택을 최소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택시장도 경쟁적이어야 값싸고 성능 좋은 주택을 개발할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서는 우리 주택산업도 선진화-세계화될수 있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이미 1만달러를 상회했는 데도 아직 3,000달러시대의
    주택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변화를 수용하며 특히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미리 예견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를 유도하는 정책이 선진화된 정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주택산업발전과 나아가 주택산업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
    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책임 또한 막중함을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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