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총선 결과가 사실상 신한국당의 승리로 귀결됨에 따라 앞으로의
정국은 야권내부의 개편 압력을 축으로 상당기간 유동적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신한국당도 예상외의 승리를 거두기는했으나 과반수의석에는
미달, 기본적으로 여소야대구도에 직면케됨에따라 원만한 정국운영을 위해
무소속 등의 외부영입에 나설것으로 보여 정국은 혼미의 양상을 띨 전망
이다.

야권은 국민회의의 약세와 자민련의 위상강화에다 민주당의 존폐여부가
맞물리면서 상당한 후유증을 겪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3당구도라는 야권의 기본틀이 급작스럽게 바꿔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신한국당이 외부영입을 모색하더라도 안정의석인 1백60석안팎을 채우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여소야대가 유지될경우 민주당과 무소속의 존재가치는
그만큼 커지기때문이다.

이에따라 민주당의 경우 이번총선에서 이기택 고문과 김원기. 홍성우
공동대표 이철 총무 등 지도부가 거의 궤멸상태에 이르기는 했지만 여야
어느정당쪽으로든 일방적으로 흡수되기보다는 무소속 등과의 연계를 통해
독자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회의도 이번총선에서 가까스로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하기는했으나
전국구를 포함한 의석수가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한데다 김대중 총재가
전국구진출에 실패함으로써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됐다.

이에따라 당내에서 총선패배에 따른 인책론이 제기되는것과 궤를 같이해
상황에 따라서는 김총재의 거취문제도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수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자민련은 야3당중 유일하게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를 대폭 늘리는
정치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야권뿐만 아니라 정국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보드를"를 쥐게돼 정치권내 위상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내각제개헌론도 앞으로 정치적 무게를
더할 것으로 보여 차기대권구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