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상주의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고 오지호화백(1905~1982)의
작품전이 15~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542-5543)에서 열린다.

서양의 미술사조가 물밀듯이 유입될 당시 서구유럽의 인상주의 화풍을
소화해 내면서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했던 오화백은 서양화가로는 처음
우리의 풍광을 가장 한국적으로 그려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찬란한 빛과 색채의 조화가 돋보이는 전통인상주의 화풍을 고수했던
그는 50년을 기점으로 점차 자유분방한 색채와 대담한 붓놀림을 구사하면서
새롭게 변신했는데 이번 전시회에는 이 시기에 그린 작품들만을 모았다.

전시작은 "해경" "풍경" "칸나"등 50~80년대에 그린 정물및 풍경화 40여점.

지난 85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이후 가장 크게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는 유족들이 소장하고 있던 미공개작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완숙기에 접어들었던 시기의 역작들로 우리산하의 아름다움을 독특한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 복잡하고 섬세한 묘사보다는 캔버스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색덩어리로 처리해 자연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전남화순에서 태어난 오화백은 휘문고보시절 이 학교 미술교사였던
서양화가 고희동선생의 영향을 받아 미술에 입문한뒤 26년 동경미술학교로
진학한다.

해방직후 귀국, 김주경 이인성등과 함께 "조선미술가동맹"을 설립했으며
조선대교수및 국전 서양화부 심사위원장, 예술원회원등을 지냈다.

장남과 차남인 오승우 오승윤씨가 화업을 잇고 있으며 황영성 최쌍중
강길원씨등이 그의 제자이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