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보다 월급이 많은 과장-.

일본의 유수 전자업체 산요전기에 곧 이런 "임금의 하극상" 현상이 생기게
됐다.

산요전기가 관리직에 대해 일의 난이도와 책임정도에 따라 등급및 성적을
매긴뒤 여기에 맞춰 월급을 차등지급하는 새로운 능력급제를 1일부터
도입키로 한것.

똑같은 부장, 과장직이라도 부서나 맡은 일에 따라 난이도등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급여도 일의 어려움에 따라 차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이런 새로운
임금제도를 도입하는 산요전기의 변이다.

임금의 합리적 조정으로 사내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게 궁극적인 목적
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산요의 관리직 임금체제는 기본급과 직무수당, 자격수당 중심
이었다.

물론 모든 급여액은 "연공서열"에 따라 결정됐다.

그러나 새 제도하에서는기본급이 직능급으로 바뀌고 직무수당과 자격수당이
폐지되는 대신 "역할급"이 신설된다.

산요는 직위의 등급을 매기기 위해 지난해말 관리직에 대한 역할조사를
실시했다.

전문지식과 정신적부담, 절충능력등 30개 항목에 걸쳐 자기 스스로 점수를
매긴뒤 각부문의 전문위원이 심사, 이를 "책임도"와 "곤란도"로 분류했다.

이 2개 분류를 각각 9단계의 순위씩 총 81개 등급으로 조합, "일의 등급
(JOB Grade)"를 산출했다.

이 새로운 방법을 적용할 경우 총 급여에서 차지하는 직능급과 역할급의
비율은 4대1(부장직 기준).

이중 역할급은 같은 직위라도 등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월급 차이가 나기
때문에 등급이 낮은 부장 월급이 높은 등급의 과장보다 적은 월급을 받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산요는 자회사인 조취삼양전기를 제외한 산요그룹 전사의 과장직 이상 약
5천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급여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혁신"이 몰고 올 충격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때문에 산요는 직위의 등급에 대해 사내에는 물론 본인에게도 통보하지
않기로 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