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임금도 못막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나랏님도 못막는다는 가난을 우리는 이겨 냈다.

그것은 라인강의 기적에 비견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우리 모두가 힘모아 땀흘린 노력의 대가인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95년말 우리의 국민소득이 1인당 1만76달러라고 발표했다.

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하여 경제부흥에 힘쓰기 시작한 1963년의
100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100배라는 놀라운 소득향상을 가져온 것이다.

부존자원도 없고 땅덩어리도 작은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잘 살게 된 것은
서로가 힘을 합쳐 빈약한 환경여건을 성장의 동기로 바꾸는 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러나 요즘의 몇가지 현상을 보면 불행하게도 성장의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바로 "내집앞에는 안된다"는 "님비"현상이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의
한표주의 이해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매립장 소각장 장애인 수용시설 뿐만아니라 고속도로 발전소 송전선
건설등 공공사업도 거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은 300년이 걸린다는 "국민소득1만달러시대"를 불과 30년만에 이룩해낸
것도 이러한 기반시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설에는 적당한 입지가 있는 것이지 아무데나 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정부는 개발에 따른 해당지역의 환경파괴나 지역민의 생계 위협을
최소화시켜야 함은 말할 나위없다.

우리 모두가 마음을 열어 개인 또는 지역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성숙한 동반자의 관계를 생각할 때이다.

과거 아르헨티나 필리핀의 경우와 같이 역사를 거꾸로 가게 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집앞을 개방"하여 후대에 영광된 조국을 물려 줄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겠다.

하광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