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근로자를 위한 창작가요제인 ''96 우리 가요제''가 지난
30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KBS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노동부와 한국노동교육원이
후원, 삼성전자가 협찬한 이날 가요제에는 2,000여명의 노사관계자들이
참석, "일터 가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5백여명의 응모자 가운데 1, 2차 예심을 거쳐 선발된 12팀의 본선
참가자들이 부른 밝은 노래들은 "우리 시대의 베틀가"의 가능성을
제시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날 가요제에는 진념 노동부장관을 비롯 최승부 노동부차관,
박홍섭 근로복지공단이사장, 홍종달 한국노동교육원장, 이길영 KBS
문화사업단장, 최규영 한국경제신문상무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주)세모의 남성8인조 "늘푸른 중창단"이 "더 즐거운 날을 위해"를
불러 영예의 대상 트로피와 3백만원의 상금을 차지했고 공연은 5일 오후
3시30분 KBS 2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KBS와 본사는 노사협력 캠페인의 일환으로 1백개의 중소기업에
사가를 무료로 만들어 전달했다.

<>.노사화합을 상징하는 하얀색 풍선이 방청석에 휘날리는 가운데
40여명으로 구성된 KBS대합창단이 신나는 율동과 함께 "젊은 그대"를
부르면서 막이 오르자 방청석은 축제분위기가 고조.

이어 이계진 아나운서와 미스코리아 출신의 이영현MC가 "천삼백만
직장인의 밝은 노래를 만드는 96! 우리 가요제를 시작합니다"라고 가요제
개막을 알리자 방청객들은 일제히 환호로 화답.

<>.가요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직장인들뿐 아니라 대학생.
고등학생.다운타운가의 가수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가.

또 이들이 선보인 노래들도 슬로고고,리듬앤드블루스에서 국악에 랩을
접목시킨 것에 이르기까지 각종 장르의 가요들이 총망라.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 노래가 한결같이 밝고 긍정적인 내용의 가사를
경쾌한 리듬에 담았다는 것.

무대에 선 참가자 못지 않게 방청석의 뜨거운 응원전도 눈길.

동료들의 차례가 돌아오면 "독도는 우리꺼, 대상은 <><>꺼" 등 격문이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흔들며 일제히 환호.

특히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를 호명할 때마다 풍선을 터뜨리며 동료의
이름을 연호하는 통에 KBS홀은 온통 떠나갈 듯한 분위기.

<>."봉급쟁이의 꿈"을 불러 금상을 수상한 강용욱씨(43)는 노래
작곡자인 노명희씨의 세딸을 "합창단"으로 데리고 나와 단연 눈길.

이들 꼬마 합창단원들은 강씨의 노래 사이사이에 "우와" "깨몽"과 같은
여음구를 앙증맞게 불러줘 관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또 녹색지대, DJ DOC, 패닉, 벅, 신형원씨 등 최정상급 초대 가수들의
화려한 무대가 가요제 중간중간에 마련될 때면 객석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특히 "애사심이 생길 때" "직장생활중 가장 즐거울 때"에 대해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월급날"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는
뮤직비디오 내용이 공개되자 장내는 폭소의 도가니.


<>.대상을 수상한 "늘푸른 중창단"은 세모유람선 세모케미컬 세모식품
등 (주)세모의 계열사 직원 8명으로 구성된 남성 중창단.

이들이 부른 "더 즐거운 날을 위해"는 친구와 함께 보람찬 내일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자고 다짐하는 내용의 노래말을 담고 있으며 웅장한 풍의
곡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작곡상까지 거머쥐기도.

심사위원장인 "빨간 구두아가씨"의 작곡자 김인배씨는 "흡사 남성
트리오 "별셋"의 창법을 연상시키는 훌륭한 하모니가 인상적이었으며
랩송이 주류를 이루는 최근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문 밝은 노래"라고 찬사.

<>.가요제 행사 중간에 열린 중소기업 사가 전달식에서는 1백개 대상
중소기업을 대표해 김정기 뉴욕제과 대표가 사가를 전달받았다.

김대표는 "학교에 교가가 있듯 회사에도 사가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늘 해오다가 이렇게 무료로 제작해 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경쾌한 사가로 노사화합의 장을 열겠다"고 다짐.

# 수상자 명단

<> 대상 (상금 300만원) 늘푸른중창단 ''더 즐거운 날을 위해''
<> 금상 ( " 200만원) 강용욱 ''봉급쟁이의 꿈''
<> 은상 ( " 100만원) 오하영 ''너와의 추억''
<> 동상 ( " 50만원) 조희자 ''침묵'', 뿌리노래패 ''마음과 마음''
<> 작곡상 ( " 100만원) 늘푸른중창단 ''더 즐거운 날을 위해''
<> 작사상 ( " 100만원) 뿌리노래패 ''마음과 마음''

< 윤성민.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