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는 식량이 남아도는 나라도 아니다.

우리들 먹거리도 3분의 2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이 줄어들면 무역적자는 자꾸 커진다.

값싼 대량생산 제품으로 부자나라 시장에서 신흥공업국과 경쟁하면 우리가
진다.

이제는 일류 상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진국과 경쟁해야 한다.

일류 상품을 만들려면 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어야 한다.

지난 28일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가 우리 상품의 세계 일류화에 성공한
기업들을 선정해 "제1회 경쟁력대상"을 주었다.

경제 5단체의 일원으로 지난 2년반동안 민간주도 국가경쟁력 강화사업을
벌여온 전경련의 최종현 회장은 이날 "수출없이 살수 없는 나라에서
기업들이 앞장서 세계 일류 상품으로 흑자를 만들자"고 수상 기업들을
격려했다.

세계 일류상품에는 남다른 얼과 혼이 배어 있다.

세계시장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텐트 전문업체 진웅은 "회사의 브랜드를
나라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불황의 벽앞에서 글로벌경영 해법을
찾아냈다.

6주동안 공정을 스톱시킨 채 전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불량원인을 찾아낸
결과 이제는 반품없는 생산체제를 갖추었다 한다.

세계 일류상품에는 뒤져 있을 때 일류를 생각하고, 일등이 되었을때
한 걸음 더 뛰는 정신이 살아 숨쉰다.

침체기가 오면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여 회복기에 대비한 생산능력을 높여
준비한다.

오늘의 일류 기업들은 불황을 맞아 탈출을 시도할 때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좋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목표로 과감히 투자한다.

한 예로 지난 92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매출 세계1위를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하여 기술로도 앞서가고 있다.

이제는 세계 일류상품을 더 많이, 더 새롭게, 그리고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만들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생각해야 할 점은 첫째 열린 경제에서 수입을 줄여 흑자를
시현할 수는 없다.

수출을 늘려야 한다.

이제는 세계 일류상품과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수출시장을 석권해야 한다.

남의 것을 모방해서 선진국을 좇아가는 후진국과의 경쟁이 아니라 내 것을
만들어 세계화된 다국적기업과 당당히 경쟁해야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경쟁력있는 기업이 수출을 늘리는데 앞장서야
한다.

둘째 세계 일류상품이 만들어지려면 일에 임하는 모든 임직원들이 예외없이
일류가 돼야 한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영체제가 확립돼야 한다.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감시가 없어도 책임을 지며 성과를 보상받도록
민주화된 기업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자율과 책임은 일류들의 일하는 자세이다.

일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움의 조직이 불황을 모르는 기업의
특징이다.

셋째 세계 일류상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경쟁하는 방식도 일류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아니다.

초일류 선진기업과의 경쟁은 나의 세계시장 고객이 승부를 결정해주는
경쟁이다.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스스로를 바꿀줄 아는 기업만이 일류 상품으로
수출을 늘려 나라경제를 만성적자에서 구출해낼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