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유성희)는 26일 임신부의 태아를 불법으로 성감별
한뒤 여자 아이로 밝혀지자 인공유산시술을 해준 서울 강동구 암사동
김흥국 산부인과 원장 김흥국씨(40)에게 회원 자격을 1년동안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회원자격 정지 1년은 의사협회 정관에 규정된 징계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며 회원에 대한 자격정치처분은 의사협회 창립이래 2번째이다.

의사협회는 이달초 김씨를 윤리위원회에 넘겨 김씨로부터 불법행위를
시안받고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같은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의사협회는 또 김씨 이외에 6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불법 태아
성감별을 해줬다는 제보를 받고 이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강동구보건소는 김씨를 의료법위반 혐의로 강동경찰서에
고발했으며 보건복지부도 자체 조사를 벌여 김씨의 의사자격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의사협회 유성희회장은"남아를 낳고싶다는 이유로 태아 성감별을 원하는
환자의 요청을 받아들인 김씨의 행동은 의사윤리를 저버린것"이라면서
"모든 의사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가장 무거운 장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