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링산업이 급신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발행한 어음을 할인해주는 팩토링회사가 지난해 이후
"<><>팩토링" "xx파이낸스"등의 이름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현재 파악된 전업 팩토링회사만도 19개에 이른다.

한국경제신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이들 팩토링회사의 어음할인및
매출채권 인수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회사가 7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팩토링
업계의 외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팩토링업무를 하는 곳은 이들 전업 팩토링사만이 아니다.

은행의 어음할인도 넓은 의미에서는 팩토링이다.

또 종금사 투금사 신용금고도 팩토링업무를 하고 있다.

올해 출범한 20개 일반할부금융회사도 할부금융이라는 본업외에 부업형태로
팩토링업무를 하고 있다.

이밖에 렌털회사도 팩토링업무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스사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팩토링을 허용했다.

거의 모든 금융기관이 팩토링업무에 뛰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처럼 너나할것없이 팩토링에 진출하는 것은 우선 시장규모가 엄청나다는
데 있다.

95년 국내기업의 매출채권규모는 15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이들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이 제공한 자금만 34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95년에도 9월말까지 매출채권인수규모가 은행 투금 종금 신용금고를 합쳐
33조원에 달하고 있다.

최근 4년간 매출채권증가율이 18.3%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규모는
18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팩토링이 인기를 끄는 또다른 이유는 마진율이 높다는데 있다.

최근의 금리자유화와 저금리추세로 금융기관의 마진율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데 팩토링만은 과거와 같은 고마진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팩토링금리는 연14~15%수준에 이른다.

투금사의 어음할인 금리가 11%대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마진이다.

금융권에서 평균조달금리가 12~13%임을 감안하면 마진폭이 2~3%포인트라는
얘기다.

투금사가 어음지급보증을 서고 0.1%포인트를 남기는 장사를 하는 현실에
비춰보면 짭짤한 장사임을 알수있다.

이처럼 마진이 높다고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부담스러워 하느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과거에는 중소기업이라 적격어음이 아니라는 이유로 은행이나 투금사에서
외면당한 기업은 할수없이 사채시장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연20% 가까운 사채시장보다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이들 팩토링
회사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팩토링회사 관계자는 "팩토링회사가 지난해 이후 대거 등장한뒤 사채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사채업자중에는 팩토링회사설립을 추진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고 말한다.

팩토링회사가 번성하는 마지막 이유로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정부의 규제가
없다는 점을 빼놓을수 없다.

누구나 세울수 있으며 설립요건이라는게 없다.

정부의 인가를 받은 금융기관은 채무부담한도 중소기업지원등 의무비율이
있지만 이런 규제도 없다.

마음대로 차입해서 자유롭게 자금을 운영할 수있다.

할부금융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한 배경에는 이들 이유외에도 경제전반적인
흐름이 변했다는 점도 있다.

국내금융기관은 만성적인 자금초과수요에 익숙해 신용조사절차가 복잡한
팩토링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또 기존에 팩토링을 하던 5개회사가 올해초 할부금융사로 전환, 정식
금융기관이 될 수 있는 전단계로 인식하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또 지난해 신용정보이용법이 제정돼 신용조사가 쉽게 이루어질수 있는 점도
이런 창업의 환경을 배태했다고 볼수 있다.

중소기업은 어음을 받더라도 금융권에서 냉대받기 십상이다.

사채시장에 가면 할인은 되더라도 과도하게 많은 이자를 떼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들 팩토링사를 이용하면 사채시장보다는 낮은 금리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매일 중소기업지원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피부로
느끼는 중소기업은 별로 없다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오직 이윤동기만으로 담보도 없이 신용에 의해 중소기업의 어음을
할인해주고 외상매출채권을 인수해주는 팩토링사는 그 어떤 중소기업지원책
보다 큰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