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자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투자금융사가 올7월부터는
종합금융사가 된다.

투금사가 종금사로 전환하면서 던진 출사표에는 "국제업무를 강화한다"
"기업에 대한 복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씌어있다.

그동안 어음할인등 단순한 국내의 단기금융업무만을 하던 투금사가
"촌티"를 벗고 "국제화"돼서 외국에 나가 돈도 조달하고 외국기업에
자금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국내기업에도 어음할인만이 아니라 리스 외화대출 설비자금공급
회사채지급보증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투금사가 이같은 포부를 갖게 된 것은 종금사로 전환하면 "금융백화점"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국제금융업무가 허용된다.

<>외자의 차입및 전대 <>역외금융 <>신용장개설 <>국제금융주선
등이다.

기업금융에서도 장기시설자금대출이 가능해 진다.

시설대여 연불판매 리스지급보증등 리스관련업무도 취급할수 있게 된다.

공사채형투자신탁 회사채지급보증 등 증권업무도 포함된다.

이처럼 여러가지 영업수단이 생기자 투금사는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종금전환전략을 짜고 있다.

먼저 국제화전략이다.

국내시장의 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이윤폭이 큰 역외금융을 강화하겠다는게
종금전환을 앞둔 모든 투금사들의 공통된 전략목표이다.

역외금융은 해외에서 자금을 빌려 해외금융기관이나 기업에 대출해주는
국제업무다.

이를 위해 삼희투금은 해외합작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투금은 홍콩에 현지법인설립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직원들을 홍콩 싱가포르 미국등 해외에 보내 현지교육도 시키고
기존 종금사 등에서 인력을 스카우트해오기도 했다.

두번째 전략포인트는 종합금융서비스제공이다.

그동안은 거래기업에 어음할인정도 해주는게 고작이었으나 앞으로는
리스 장기자금공급 회사채지급보증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과 관련금융
서비스를 언제든지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이 어려울때 담보하나없이 신용으로 운영자금을 공급해준
인연을 바탕으로 국내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대한투금 중앙투금등은 당분간 단기금융시장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국내기업에 대한 복합금융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투금사가 기존 종금사에 비해 유리한 점은 크게 3가지로 거론된다.

첫째는 국내거래처가 많다는 점이다.

종금사의 거래처가 회사당 300~400개에 불과한데 비해 투금사는
1,000개가 넘는다.

종금사나 투금사나 모두 똑같은 영업을 한다면 거래처가 많은 회사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두번째는 투금사의 자기자본금크기가 종금사에 비해 크다.

서울소재 6개종금사의 자기자본이 1,500억원 안팎인데 비해 서울소재
8개투금사는 평균 1,700억원이고 대한투금은 2,700억원으로 그중
가장 많다.

마지막으로 종금사가 그동안 여러가지 라이선스를 갖고 "온실"속에서
편하게 영업을 했다면 투금사는 수많은 부도위험을 무릅쓰고 "광야"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해와 영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투금사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국제업무에 포부를 밝히고는 있지만 국제시장에서 자금조달코스트가
기존 종금사보다 불리한 형편이다.

기존 종금사는 해외의 유명은행과 합작하고 있어 신인도가 높다.

기존 종금사의 해외자금조달비용은 현재 리보(런던은행간금리)+0.5%
포인트이지만 투금사는 리보+0.55%포인트로 다소 높은 편이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 지명도가 없어 국제영업에도 한계가 있다.

여기다 장기금융이 주가 되는 종금업무에서 과거 투금사시절처럼
공격적 영업을 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방투금사는 종금전환여부가 불투명해 그동안 사실상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종금업무를 새로 주어도 인력구조와 대외신인도면에서 원활하게 일을
할수 없는 형편이다.

또 준비를 하고 있더라도 부실규모가 커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능력도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방투금사들이 종금사라고 간판을 갈아달아도 종전처럼
투금업무에 주력할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는 점이 이런 한계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