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의 컴퓨터 가정교사"

이병원 가정의학과 이행 부과장(34)의 닉네임이다.

"진료과목의 특성상 환자들은 사소한 것이지만 자기나름대로 매우
궁금하고고 민해하던 질문을 많이 하지요.

인터넷을 통해 얻은 최신정보를 활용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부과장은 지난 88년 공중보건의로 충북 청원군 보건소에 재직할 때
컴퓨터와 인연을 맺었다.

요즘은 하루 3~5시간을 인터넷으로 선진외국의 의학정보를 탐색
수집하고 PC통신망인 하이텔에 올릴 의학정보를 집필하는데 보낸다.

병원업계의 정보화리더로도 통하는 그는 동료의사들의 인터넷 검색을
돕기 위한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것도 성에 안차 "의료인을 위한 인터넷"이란 안내서를
만들기 위해 바쁜시간을 짬내 원고정리를 하고 있다.

"이책은 인터넷에 왕초보인 의사들이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의학이
발달한 선진국의 의학관련 단체나 학회, 보건당국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주소와 방법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이와함께 그동안 자신이 인터넷 탐색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다른의사들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수 있는 검색노하우를
공개할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부과장은 요즘 삼성의료원이 오는 6월 유니텔망을 통해 제공할
예정인 의학상식및 건강정보 홈페이지를 준비하느라 열심이다.

이 홈페이지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의학용어를 쉽게 알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처음으로 전자우편을 통해 최신의학상식을 무료로
공급하는"헬스뉴스레터"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이부과장은 이에앞서 지난94년 가을부터 의사전용망인 하이텔 대한의사
협회 통신망(KMAIN)에 30여건의 의학정보를 올렸다.

KMAIN은 현재 의사2천2백명의 회원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토픽에 화제가 되고 있는 희귀한 질병들을
만난다.

광우병, 에볼라바이러스, 살파먹는 괴바이러스 등등 신문에 떠들썩하게
대서특필된 이들 질병도 반나절이면 인터넷을 통해 웬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어느새 하이텔에 토론의 장이 마련된다고 들려줬다.

미국 의사의 자서전을 번역하다 사전에도 없는 어구를 인터넷을 통해
질의한 결과 외국 영문학자로부터 친절한 대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큰병원의 전문의보다 주치의(가정의)에 더 신뢰감을 갖는 영국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전문의들에게서 받은 진단과 처치가 과연 합당한지
주치의에게 물어오는 경우가 흔하죠.이런 까닭에 외국 주치의들은
인터넷이나 의학저널을통해 최신정보를 습득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그는 공부하는 의사의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나 어려운 의학정보에
호기심을 갖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인터넷을 비롯한
컴퓨터통신은 아주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