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꽃이 피어나고 새가 지저귀는 봄은 결혼과 이사철이자 가구의
최대성수기이다.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봄철 가구시장을 놓고 가구업계가 한판승부에
돌입했다.

건축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 3~4년동안 판매부진의 몸살을 앓아온 업계는
올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시장공략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수요패턴의 급변, 외국가구업체들과의 시장쟁탈전가열등 경영환경이
종전과는 판이한 양상으로 변하자 이에 대한 대응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구업계는 올해 신규사업진출과 투자확대 등 사업확장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틀고 있다.

이는 가구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가 아직까지 불투명
해서이다.

소비자의 변화를 기민하게 포착, 다양한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해외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크게 늘기 시작한 가구수입이 올해에도 부쩍 증가,
국내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고 외국제품과의 경쟁에서 이길수 있는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국내에서 생산해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몇몇품목을 외국에서 직접 수입해 공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가구수출은 지난해 1억9,000만달러로 94년보다 11%가 늘며 꾸준히 증가
했지만 수입은 40%나 늘어 지난해 2억2,600만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가구부문에서 수입이 수출을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국내업체들의 수출확대노력에도 불구, 이탈리아 등 외산가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올해도 입초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보루네오가구

=올 매출을 가구업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이 넘는 2,1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3.3% 늘어난 것이다.

이중 가정용을 1,210억원 사무용 418억원 부엌용을 341억원 등으로
각각 잡았다.

가정용의 비중을 조금 낮추는 대신 사무용과 부엌용쪽 비중을 높였다.

사무용과 부엌 붙박이가구 부문을 사업부로 독립시킨데 이어 최근엔
침대와 소파를 관장할 B&S사업부를 발족시켰다.

올해에는 사무용과 침대 소파등 독립부문의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중국 홍콩 태국등지의 대리점등을 통해 해외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수출목표는 1,400만달러로 잡았다.

<> 바로크가구

=작년보다 23% 증가한 1,6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목창호 원목가구등 신규사업에 활발히 진출했으나 올해는 새
사업을 벌이지 않고 이들 부문을 알차게 다지는데 주력키로 했다.

특히 원목가구인 에세트라가 앞으로 유망부문이라고 판단, 이 분야에
마케팅력을 집중키로 했으며 목창호부문에서도 1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품은 브라운계통의 유색에 수납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현대종합목재(리바트)

=가구부문 매출을 21% 늘려 904억원으로 잡았다.

중고가 신제품을 대량으로 선보여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가정용가구부문에선 고풍스런 멋을 내는 아이보리 앤티크도장제품과
붙박이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리바트는 올해의 유행패턴이 복고풍과 자연주의로 흐르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자사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이미지와 딱 들어맞는다고 보고
시장선점의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

<> 동서가구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828억원을 목표로 잡고 가정용과 사무용 시장
공략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별 브랜드 차별화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견을 들어 만든 컨셉트가구와 코디네이션가구인 끄라띠보,
침대인 카살라, 학생가구인 꾸미피어, 사무용가구인 오피스타 등이다.

특히 가정용은 손수 조립해 설치할 수 있는 반주문형가구인 끄라띠보를
중심으로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사무용가구는 중국 홍콩 등에 개설한 10여개의 대리점을 통해 이 지역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 레이디가구

=지난해 619억원보다 22.2% 늘어난 750억원을 올매출목표로 잡았다.

마케팅의 초점은 침대에 맞추고 있다.

기존 대리점과는 별도로 침대대리점을 연내 30~40개 개설키로 했다.

이는 침대가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해서이다.

특히 미국 레스토닉과 기술제휴로 생산하는 레스토닉침대는 허리를
받쳐주는 마빌러스미들 공법을 채택, 타사제품과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광고를 해나갈 계획이다.

<> 장인가구

=지난해 매출이 50%나 성장,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이 회사는
지난해 대리점증가 등 사업기반확충이 어느정도 마무리됐다고판단,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해로 설정했다.

올 매출은 작년보다 25% 늘어난 5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사무자동화작업을 상반기중에 완료, 사무분야의
생산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컴퓨터제어장치가 부착된 루터기와 진공프레스 로봇스프레이 도장라인
작업을 통해 품격높은 가구제품을 생산하는등 제품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무역부를 신설, 해외시장개척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 삼익가구

=이 회사 역시 내실다지기에 올해 경영의 초점을 맞췄다.

새로 영업을 총괄하게된 진용구상무는 "사업확장이나 신규사업전개는
전혀 없이 신제품 판매확대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작년에 590억원이던 매출을 올해는 650억원으로 10.1%만 늘려잡았다.

이중 대리점을 통한 시판 500억원 아파트 등의 특판을 150억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봄 신제품은 내추럴컬러중심으로 바꿨다.

벨로체 그랑프리 글로리등 자연무늬를 강조한 신제품 4종을 선보이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선창산업(선우드)

=가정용과 사무용가구의 대대적인 공략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사무책상에 측판은 꼭 필요한가" "책상을 내마음대로 떼었다 붙였다
할순 없을까" 등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한 아이디어로 사무용가구
"네오피스"를 선보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

네오피스는 중복되는 측판을 줄여 경제성이 뛰어나고 공간활용도가
높으며 견고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 한양목재(라자)

=지난해 종합가구업계 처음으로 ISO9001인증을 받은 이 회사는 올해
원목계열의 가구가 시장전반을 점할 것으로 보고 우드계열의 가구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밝은 러시아산 티크색상으로 잔잔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엣센스"와 파스텔톤의 자연스런 도장기법으로 만든 "인테로"를 주력
상품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 에이스침대

=올해를 "월드에이스 구현의 해"로 설정하고 세계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우선 동남아시장을 공략키로하고 광주 북경 상해를 비롯, 싱가포르
태국등 아시아권에서 개최되는 각종 가구 침대전시회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이미 이달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가구전에 출품했고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광주 국제가구 장식 목공기계전시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또 해외공장을 추가 설립해 해외생산기지의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