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민간 경제 부문과 다소 소원했던 병무청이 산업기능 요원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할수 있게 돼 기쁩니다"

송재환 병무청장은 정부가 최근 산업기능 요원의 복무기간 단축과
편입 요건 완화 등을 골자로 발표한 중소기업 인력 대책의 내용과 관련,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 군대"로서 모처럼 제역할을 해냈다는 자평도 잊지 않았다.

송청장은 이어 "앞으로 산업기능 요원 제도를 더욱 내실있게 운영,
기업의 인력난을 덜고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이 이뤄질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청장은 지난 94년 12월 병무청 창설이래 최초로 내부 승진을 통해
병무청장에 임명된 인물.

35년의 풍부한 병무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PC통신 병무안내"
"FAX 병무안내" "병무 HOME 서비스" 등 수요자 중심의 행정프로그램을
개발해 병무행정을 한차원 높게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 승진을 통해 병무청장의 중책을 맡았는데 병무행정을 이끌어
나가는 방향은 어떤 것인가.

"병무행정의 중점 추진 방향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병무 행정은 장정 개개인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이므로
정확하고 공정해야하며 투명성이 보장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징병검사장을 완전 개방해 누구든지 검사과정을 참관할수
있으며 첨단통신장비인 ARS, PC, FAX 등을 이용해 병무 안내를 하고
있다.

둘째, 병역 의무자간 형평성이 중요하다.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하기위해 현역병이나 공익근무요원으로
충원하고 남는 사람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토록 하는 것도 그때문이다.

셋째, 국민편의를 우선하는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본적지와 거주지로 이원화 되어있던 병역자원
관리제도를 전면 "거주지 단위"로 일원화 했으며 군복무필자의
국외여행 신고제도를 완전 폐지하는 등 70여개의 개혁과제를 추진해왔다"

-올해 산업기능 요원제도의 운영 방향은.

"올해에는 산업체의 기능인력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정업체를
지난해에 비헤 1천2백46개업체가 늘어난 6천9백99개업체로 확대하고
산업기능요원도 3천1백50명이 늘어난 3만8천6백50명을 배정했다.

또 공익근무요원 가운데 보다 많은 사람이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복무기간을 8개월 단축하고 기술자격이 없어도 편입을 가능토록
했다"

-공익근무 요원을 산업기능 요원으로 전환하는 것보다는 학력이 높고
신체도 건강한 현역을 원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는데.

"그 점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병역자원을 산업체에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군병력 충원이
우선시되는 것 아니냐.

요즘은 특히 가족 계획의 영향으로 병역자원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함부로 현역자원을 빼낼 수가 없다.

다만 현행 인력지원 시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산업기능 요원이라는 신분상의 약점을 이용해서 부당한 처우를 하는
기업은 없는지,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산업기능 요원은 업체와 고용계약에 의해서 일반 근로자의 신분을
취득한 사람이므로 보수 승진 등 인사상의 처우에 있어서 일반사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만약 부당한 처우를 받는 기능요원이 있다면 관할 노동사무소에
신고해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우리 병무청도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제계 일부에서는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공익근무요원제도를
폐지하고 산업기능요원제도로 흡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러나 산불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공익근무요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우리나라는 가을부터 겨울, 봄까지 건조기에 산불이 자주 일어나
수십년동안 키워온 나무들을 하루아침에 태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산림감시요원으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이없다면 산불발생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천이나 상수원보호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영역에는
공익근무요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일들은 산업체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생산활동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병무청에서는 "병무 HOME서비스" 체제를 구축,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병무행정 HOME 서비스"는 병무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중
하나로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전화나 PC, FAX 등을 통해 각종 병무정보를
알아보고 상담도 하며 민원서류를 신청할 수있는 민원편의 서비스이다.

병무민원 자동안내전화(ARS)는 전화를 병무청 주전산기와 연결해
입영일자를 확인해 불 수있고 각종 병무상담도 가능하도록 돼있다.

이것은 현재 서울을 비롯 전국 10개 지방병무청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입영기일 연기원 등 민원서류 처리결과도 안내해 주고 있다.

PC통신을 이용한 병무안내는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병무정보를 제공해주는 제도이다.

이달말부터는 산업기능요원을 배정 받을 수 있는 국가지정업체에 대한
자료도 입력시킬 계획이다 또 FAX를 이용해 "재학생입영원" "19세입영원"
"상근예비역 지원서" "지원병 응시사유 입영기일 연기원" 등 민원서류를
발급 받을 수 있다"

-청장께선 취임초부터 "열린 병무행정"을 강조하고 있는데.

"병무청에서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을 공개하고 여론을 수렴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속에 병무행정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열린 병무행정은 결국 병무행정의 개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목표는 병무청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병역의무자나
그 가족 등 모든 국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가능한 것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