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국영석유회사가 국내 중소기업체에 3천만달러(2백35억원
상당)를 인출하는걸 도와주면 9백만달러를 댓가로 지불하겠다고 제의해와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금융계와 업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국영석유회사(NNPC)의
수석회계사로 신분을 밝힌 우스만감보라는 사람이 최근 국내의 섬유
제조업체인 N사에 편지를 보내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의 NNPC계좌에 예치돼
있는 3천만달러를 한국으로 반출하는데 협조해주면 30%인 9백만달러를
제공하고 10%인 3백만달러를 세금등 각종 부대비용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우스만감보씨는 "나이지리아의 최근 정치적 분위기가 3천만달러를 국외의
안전한 계좌로 반출하는데 좋아 협조자를 찾던중 나이지리아상공회의소를
통해 한국의 N사가 믿을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제의했다.

NNPC는 이같은 거래를 편지가 도착한후 14일안에 매듭짓자며 N사의
주소와 국내계좌 예금자등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N사는 이에대해 지금까지 NNPC와는 전혀 거래가 없었고 잘 알지도
못한다며 어떤 경로를 통해 이같은 제안이 오게됐는지도 짐작할수
없어 확인도 하지 않고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NNPC의 제의가 터무니없다며 5-6년전 성행했던 나이지리아
사기단의 사기행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마 N사가 답변을 하면 송금수수료나 계약금조로 얼마를
요구한뒤 이를 떼어 먹으려는 속셈같다"고 풀이했다.

금융당국의 한관계자는 이 편지가 서명만 직접돼 있을뿐 문안이 복사된
흔적이 역력한 것으로 미뤄 같은 내용의 제안서가 국내의 여러기업에
전달된 것 같다며 이에 속지 말것을 당부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