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이 서로 다른 어머니와 딸이 간의 일부를 주고 받는 ABO
부적합자간 생체간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이승규 교수와 소아과 김경모 교수, 임상병리과
권석운 교수 등 간이식팀은 15일 혈액형이 O형인 이모양(9)에게 혈액형이
B형인 어머니의 간 조직 일부를 떼어내 이식했으며 이식에 따른 거부
반응없이 정상적인 간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교수팀은 이들 모녀간의 혈액형이 서로 다른 ABO 부적합에 해당하나
수술전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원인항체를 제거하는 혈장교환술을
여러차례 시술해 이양의 혈장에서 B형 혈액형에 대한 항체역가를
낮췄으며 수술후에도 혈장교환을 계속해 거부반응을 예방하는데
성공했다.

이양은 황달수치가 급격히 증가하고 간에서 만들어지는 응고인자가
정상인의 10%가량으로 줄어들면서 의식을 잃는 전격성 간염으로
긴급 간이식이 필요했으며 이교수팀은 혈액형이 같은 공여자를 찾을
여유가 없어 혈액형이 다른 어머니의 간 생체이식을 시도했다.

혈장교환술은 혈액성분채집기를 이용해 체외에서 환자의 혈액을
뽑아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원인항체를 함유하고 있는 혈장은 제거하고
혈구는 환자에게 되돌려주는 방법이다.

이처럼 혈장교환술을 이용해 혈액형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간조직을
주고 받는 생체이식이 성공함에 따라 간이식이 한결 손쉬워질 전망이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