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역사가 엔진의 발달사라면 냉장고 역사는 냉각방식의
발전사이다.

최근의 냉각기술은 직접냉각 간접냉각 방식을 거쳐 90년에 칸마다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이른바 칸칸방식이 등장하면서 냉장고발전사에 한획을
그었다.

최근에 선보인 입체 회전방식은 모두 칸칸방식의 응용이다.

LG전자가 올해초 선보인 LG냉장고 "싱싱나라"는 또 다른 개념의 첨단
냉각방식을 채택하고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싱싱나라"에서는 냉기가 기존의 냉장고처럼 뒷면과 측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 선반에 뚫린 30~48개의 구멍에서 아래로 뿜어져
나온다.

이렇게 분사된 냉기는 식품용기를 타고 흐르면서 냉장실전체에 회오리를
일으킨다.

이른바 샤워냉각방식.

특히 여러 식품을 냉장실안에 잔뜩 쌓아두는 한국인의 냉장고 사용습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싱싱나라가 장착한 또 다른 냉각방식은 추적냉각시스템.

냉장고문이 열리고 새로운 음식물이 투입되면 순간적으로 냉장고내 온도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이 냉장고는 온도가 올라가는 즉시 냉장실내 2개의 추적센서가 작동해
식품의 온도와 위치를 감지해낸다.

그리고 곧바로 최적의 온도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 추적냉각시스템의
역할이다.

이러한 신냉각방식은 LG전자, 일본 동경대학 생산기술연구소, 부산
수산대학교 연구소가 2년간의 공동노력끝에 세계최초로 개발한 최첨단
냉각방식이다.

국내외에 냉각방식과 관련돼 출원중인 특허만 108건이나 된다.

신선도유지의 척도로 시금치내 비타민C 보존정도가 시험됐다.

싱싱나라 냉장고에서 9일동안 보관된 시금치는 첫날에 비해 41%의
비타민C를 함유, 기존 냉장고에서 보다 1.7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