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영업을 시작한 할부금융사들이 본업인 할부금융보다는 부업인
팩토링(매출채권인수)영업을 주로 하고 있어 할부금융사발족취지에 어긋
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31개 할부금융사들의 2월말 현재 팩토링잔액이
1조6천5백44억원으로 할부금융잔액 3천8백18억원보다 4배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은 동서 동양등 팩토링사에서 전환해 기존에 이미 팩토링잔액을 보유한
회사가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팩토링업무가 허용된 20개 일반할부금융사
중현대 삼성할부금융을 제외한 18개사는 팩토링잔액이 할부금융잔액을 웃
도는 실적을 보였다.

할부금융사들이 이처럼 팩토링업무에 치중하는 것은 일부 자동차제조업체
계열이나 가전계열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대출을 해줄만한 대상상품을 찾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여기다 아직 시장기반이 조성되지 않아 업체들간에 저금리 출혈경쟁양상이
벌어지자 영업이 손쉬운 팩토링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팩토링업무를 금융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도입한할부금융회사가
상법상의 팩토링사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계는 할부금융사의 자산중 일부를 할부금융에 운용하는 비율이 없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할부금융사의 자산운용에 할부금융의무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자산운용에 대한 규제를 신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리스 팩토링 할부금융사등 여신전담금융회사의 업무진출을 상호허
용하는 쪽으로 금융산업개편을 이룩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