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의 긴장파고는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국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등 관련단체가 11일 내놓은
분석보고서등을 종합하면 답을 "한국경제에 별 도움이 될게 없고 장기적
으로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이 더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사태악화시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대대만수출둔화를 들 수 있다.

지난해 대대만수출은 38억8천만달러로 전년대비 42.1%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수출품은 가전제품 반도체 유화 철강 등이며 특히 대만기업의 수출용
원자재인 전자부품과 유화제품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또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차질로 인한 악영향도 우려된다.

대대만 주종수입품은 PC용 머더보드 등 전자부품과 게임기용 소형칩
섬유사류 염료 도료 등이다.

그런데 이들 품목의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일본시장에서 사올 수 밖에
없어 대일역조 심화가 예상된다.

이같은 분석은 한편 한국과 대만간 교역에 나타난 몇가지 특징을 근거로
한다.

무엇보다도 한.대만간에는 지난 92년의 국교단절에도 불구하고 엔고에
따른 상호구매 확대로 "산업간 수평분업"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가령 전자제품의 경우 한국은 가전제품과 4메가 16메가D램이 앞서 있고
대만은 산업용 전자제품과 64K 256K디램 등 게임기용 소형칩이 우위에 있는
식이다.

또 철강의 경우는 한국이 냉연강판과 아연강판에, 대만은 열연강판에
우위를 갖고 있다.

이와함께 대만시장만이 갖는 특성을 상실하는데 따른 부정적 요인도 있다.

대만시장은 한국기업들에게 있어 전자 등 고급제품에서는 선진국진출을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 유화 등의 부문에서는 공급조절시장으로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악화돼 대대만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 이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 우려되는 것이다.

물론 대만해협 사태가 악화될 경우 기대되는 반사이익도 없지 않다.

대만기업들의 수출차질을 한국이 대신 메우는 것이 그것이다.

현재 대만은 미국 홍콩 일본 등 3대시장에 수출의 60%를 의존하고 있어
한국제품과 시장경합도가 매우 높다.

이중 미국시장에서는 전기전자와 의류제품 홍콩시자에서는 전기전자와
직물 화공제품 일본시장에서는 전기전자와 농림수산물이 주요 경쟁품목이다.

이와함께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서 대만으로 가려던 외국인투자 발길을
한국으로 돌리게 한다든지 하는 상황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만의 지난해 외국인 투자유치는 29억달러로 한국의 19억달러를 훨씬
웃돌았다.

특히 대만은 첨단산업 정보통신 금융운송의 아태지역운용센터를 지향하며
외국인투자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나 대만해역긴장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같은 인센티브효과가 반감돼 상대적으로 한국의 외국인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부수적인 효과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중관계가 악화돼 미국시장에서
중국제품과의 경쟁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