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술시장이 되살아난다.

80년대말 거품현상이 사라지면서 90년대초 내내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던
세계 미술시장이 지난해말을 고비로 침체의 늪에서 탈피, 호황국면으로
급반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미술시장 매출액의 30%를 차지한다는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회사가 원기를 회복,매출신장을 기록하는가 하면 90년을 고비로
내리막길을 걷던 인상파회화의 값 또한 다시 치솟고 있다.

소더비사의 다이나나 부룩스회장은 지난해 12월, 95년 소더비의
총매출이 전년에 비해 25% 증가한 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미술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소더비경매중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진 것은 도널드&진 스트랄렌
컬렉션으로 6,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컬렉션은 인상주의와 근대미술 작품및 미국회화가 주를 이뤘다.

다음으로는 뉴욕의 조셉 헤이즌 컬렉션이 5,100만달러, IBM재단 컬렉션이
3,1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인상파그림들로 95년 가을시즌에만 1억7,380만달러
어치가 거래됐다.

이중 74%인 1억2,940만달러어치가 뉴욕시장에서 판매돼 완전냉각 상태에
있던 미국미술시장의 회복세를 입증했다.

11월의 런던경매에서는 모라인스티튜트컬렉션을 포함한 인상파와
근대회화가 거래됐는데 여기서는 고갱의 "강가의 여인"이 500만달러에
낙찰됐다.

작품값이 크게 하락하는등 불황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현대미술품도
총3,890만달러어치가 팔리는 유례없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작가의 작품중 아실 고르키의 "살구향이 나는 들판"은 400만달러,
재스퍼존스의 "겨울"은 300만달러, 로이 리히텐쉬타인의 "에머랄드"는
140만달러에 낙찰됐다.

한편 미국의 미술정보기관인 "아트네트"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은 피카소의 작품으로 총1억5,240달러어치가
경매회사를 통해 팔려나갔다.

2위는 고흐, 3위는 마티스였고 모네, 르누아르, 모딜리아니, 호안 미로,
샤갈이 그뒤를 이었다.

생존작가중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것은 로이 리히텐쉬타인으로 95년
한햇동안 770만달러어치를 판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미술시장이 이처럼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미술시장도 점차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