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발가스총과 2만2천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전자충격기로 무장한 청원
경찰들이 은행점포에 증강 배치된다.

은행직원들의 현금수송가방도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자가방으로 대치된다.

금고나 CD기(현금자동지급기)에는 강철판을 붙이거나 설비를 강화하는등
이중삼중의 보안장치를 한다.

또 그동안 허술하던 현금수송도 전면개편해 수송경로와 시간대를 수시로
변경하고 경찰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흡사 첩보전을 방불케한다.

은행점포를 대상으로한 도난 탈취 강도사건등 각종 사건이 잇따라 발생
하고 범행의 질도 흉포화 지능화함에 따라 은행들이 보안체계를 대폭 강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제일은행은 최근 금융계에 사고가 잇따르자 한개에 35만원이 넘는 전자가
방 1백50개를 추가로 구입,영업점에 배분하기로 했다.

이 가방은 현금수송용 007가방과 마대자루에 전자방범장치를 설치한 것으
로 수송도중 탈취당했을 경우 리모콘으로 조작하면 2만2천볼트의 고압전류
가 흐르면서 범인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제일은행은 또 일부 경찰부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충격기도 대량 구입
할 계획이다.

전자충격기는 고압전류로 사람을 순간적으로 마비시키는 충격장치.

이 은행은 또 점포당 1-3정씩 비치했던 가스총도 지점은 4-5정,출장소는 3
정으로 늘려 비치한다.

조흥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도 이같은 장비의 대량구입을 검토하고 있
다.

청원경찰배치도 늘어난다.

조흥은행은 청원경찰이 없던 특수출장소 15개소에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점
외CD기보유가 많은 12개 점포에는 청원경찰을 추가한다.

또 보안이 취약한 출장소에는 5연발가스총으로 무장한 직원청경으로 전환,
배치한다.

은행들은 점포와 금고도 철옹성같이 무장한다.

제일은행은 금고가 있는 벽면이 취약한 경우 철판과 콘크리트이중벽 장치
를 하고 영업점의 유리도 강화유리나 이중철판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상업은행은 구청건물에 들어있는 출장소등 보안을 직접 맡지않았던 영업
점에도 별도로 세콤의 보안장치를 할 예정이다.

또 영업점에 설치된 금고의 경우도 중금고는 대금고로,대금고는 고정식금
고로 바꾸는등 금고등급을 상향조정키로 했다.

조흥은행도 세콤설치가 안된 34개소에도 세콤설치를 조기에 완료하고 출
장소에 금고를 설치,현금이동시 사고를 방지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365일코너의 기계실내에 소형금고를 설치,CD(현금자동지급기)
도난사고나 현금수납시 강도사건등의 발생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조흥 상업은행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최근 잇따른 사고를 계기로,비
용부족때문에 보류하고 있던 일부 무인점포의 CCTV설치도 조속히 완료하기
로 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그동안 파출소로 연결돼 있던 비상벨을 경찰서상황실로
직접 연결,사건발생시 즉각 각 기관 입체작전이 가능토록 하는등 방범체계
를 개편했다.

또 리모콘으로 조작이 가능한 비상벨을 채용해 비상시 방범체계운용에 빈
틈이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이같은 은행들의 보안강화대책이 도난 탈취등 단순범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국은행구미사무소 현금사기인출사건 동남은행어음위조사건
대구은행폰뱅킹사기사건등과 같이 지능형 범죄,내부공모에 의한 범죄등을
막는데에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은행의 한 보안담당자는 "비디오 영화등을 통해 미국 대만 홍콩등의
다양한 범죄수법이 소개되고 있어 모방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금고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지능형범죄를 막는데 한계가 있
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부분의 사고가 은행들이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서 발
생,내부통제와 직업의식의 강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