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장검사 =돈을 안 받았더니 기업들이 불안해 하더라는 얘기는
납득이 가지 않는데 정확한 이유가 뭡니까.

<> 전씨 =군대에서만 생활했던 제가 경제에 대해선 잘 모르겠으나
대통령 취임시 기업들의 돈을 안 받았더니 기업인들이 밤에 잠도 못자고
불안해 했고 투자의욕도 없이 외국으로 달아날 생각만 했습니다.

기업인들이 오히려 돈을 안 받으니 해가 올까봐 두려워하는 모습
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시 50대 기업인들을 모아 놓고 본인의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니 걱정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정치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를테니 열심히 일을 하라고 말했는데
그 이후 기업들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사족을 좀 붙이자면 제가 취임할때는 경제파탄으로 국가가 부도위기에
있었습니다.

부마사태는 경제문제로 야기됐고 박정희대통령 사망이후 유류파동,
국제 금리인상 등으로 경제는 악화일로에 있었습니다.

유가는 배럴당 12불에서 34불까지 올랐고 리보금리는 8%에서 14%까지
올랐었습니다.

정치자금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뒤 정치와 경제 안정을 바라는
기업들이 낸 일종의 세금과도 같은 것입니다.

<> 김부장검사 =기업인들과 독대하면서 한 대화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

<> 전씨 =본인이 경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기업인들은 자신의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경제상황등에 대해 주로 언급하면서 정책건의
등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경제공부를 할수 있었습니다.

<> 김부장검사 =기업체 대표들이 돈을 주면서 잘 부탁한다거나 고맙다는
등 사례형식을 취하지는 않았습니까.

<> 전씨 =그런 사실 없습니다.

<> 김부장검사 =기업운영에 관해 선처해달라고 한 사실이 있습니까.

명시적인 표현은 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져달라거나 최소한의 불이익이
없도록 기대하면서 건네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까.

<> 전씨 =기업인들은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본인은 기업인들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통치는 관계장관들의 보고만을 받고 할수가 없습니다.

특히 경제분야는 장관보고뿐아니라 현장에서 뛰고있는 분들의 의견을
청취하는것이 큰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 김부장검사 =우리나라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상당히 취약한데다
정부의 의존도가 강해 정부가 금융지원을 중단한다든가 세무사찰을
하게되면 치명타를 입을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 전씨 =그것은 사실입니다.

<> 김부장검사 =국제그룹 해체에 대해 아십니까.

<> 전씨 =예.

<> 김부장검사 = 국제그룹해체에 대해 대통령에게 잘못보여 그렇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만약 대통령의 개별면담에 빠지면 화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기업인들이 피고인의 주변인물을 통해 면담을 하려고
상당히 노력했다는데.

<> 전씨 =그렇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한 오해가 있는데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재판장인 김영일부장판사는 국제그룹에 대해서는 반대신문에서 할 수
있으니 그때가서 하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술을 제지 )

<> 김부장검사 =개별면담을 하는 경우 대부분이 돈을 준비한다는데
맞습니까.

<> 전씨 =그렇지 않습니다.

순수하게 만난 사람이 더 많습니다.

<> 김부장검사 =독대는 어떤 형식으로 이뤄집니까.

<> 전씨 =주로 면담신청을 통해 이뤄집니다.

<> 김부장검사 =면담주선은 주로 안현태 장세동전경호실장을 통해
이뤄졌습니까.

<> 전씨 =그렇지 않습니다.

전직대통령의 예를 통해 경호실장이 월권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경호실장은 경호업무에만 신경쓰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의전수석이나 관계장관 등이 일정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극히 드문 예이지만 경호실장도 인간관계 등을 통해 의전수석
등과 의논해서 면담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 김부장검사 =금품을 받은 장소는.

<> 전씨 =청와대 서재 또는 집무실과 소접견실 상춘재 등에서
받았습니다.

<> 김부장검사 =돈을 받는 방식은.

<> 전씨 =만난 자리에서 그냥 내놓고 갑니다.

<> 김부장검사 =주로 수표를 줍니까.

<> 전씨 =예.

<> 김부장검사 =세탁과정을 거친 것은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닙니까.

<> 전씨 =그렇지 않습니다.

<> 김부장검사 =민간기업이외에 국영기업체나 금융기관 외국기업체
등으로 부터는 돈을 받지 않았습니까.

<> 전씨 =검찰에서 모두 조사해서 알겠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김부장검사 =돈관리는 장세동.안현태 전 경호실장이 했습니까.

<>전씨 =그렇지 않습니다.

직접했습니다.

<>김부장검사 =퇴임후에는 누가 관리했습니까.

<>전씨 =그때도 제가 직접 했습니다.

<>김부장검사 =현재 산업금융채권이나 장기신용채권 등에 보관하고
있는 자금이 있습니까.

<>전씨 =없습니다.

실명된 이후에는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부장검사 =김경자.이창석씨 등 친인척 명의로 실명전환하지
않았습니까.

<>전씨 =정치자금을 친인척명의로 관리한 일이 없습니다.

<>김부장검사 =피고인 이름으로 했습니까.

<>전씨 =무기명으로 했습니다.

<>김부장검사 =지금 말하는 것은 실명제 이후에 대한 것입니다.

<>전씨 =심부름하는 사람이 알아서 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 이름으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김부장검사 =재임중 얼마나 거뒀는지 말해줄 수 있습니까.

<>전씨 =기억이 없습니다.

<>김부장검사 =재임중 금원을 정당운영비, 선거자금, 낙선위로비,
친인척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맞습니까.

<>전씨 =예.

<>김부장검사 =퇴임후에는 총선자금, 정치재개를 위한 자금, 친인척
관리자금, 백담사행비용, 국가헌납 등에 사용했다고 했는데 맞습니까.

<>전씨 =예.

<>김부장검사 =안양교도소와 경찰병원 등에서 항목별로 이같은 내용을
진술했는데 맞습니까.

<>전씨 =단식을 장기간해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기억이 잘 나지 않은
부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 진술했습니다.

<>김부장검사 =진술내용 가운데 정치인과 언론인의 이름도 있는데
밝힐 용의가 있습니까.

<>전씨 =밝히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부장검사 =자금을 관리한 친인척들의 이름을 공개할 의사가
있습니까.

<>전씨 =그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기 때문에 밝히지 않겠습니다.

<>김부장검사 =재임중 많은 돈을 모아 많이 썼다고 진술했는데.

<>전씨 =예.

<>김부장검사 =재임중 정당운영비, 각종 격려비 등을 쓰고 남은 잔액은
얼마나 됩니까.

<> 전씨 =검찰에 모두 제출했습니다.

<> 김부장검사 =검찰에 제출한 것 이외의 것은 얼마나 됩니까.

<> 전씨 =없습니다.

검찰이 야무지게 조사해 모두 밝혀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청석 웃음).

<> 김부장검사 =지금 심정은.

<> 전씨 =재임시 정치자금으로 물의를 빚어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당시 정치자금에 대해 연구를 계속해 정치현실에 맞는 정치자금법과
제도를 만들지 못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나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 문제로 인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서도 알수
있듯이 정치자금에 대한 법률과 제도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현재 국회의원선거의 법정비용이 7천만~8천만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10배정도는 들 것입니다.

지금의 제도로는 힘있는자는 언제든지 약한자를 선거법위반자로
만들수도 있습니다.

대선자금도 현재에는 3백억원 이상 쓸수없도록 돼있으나 물가가 훨씬
낮았던 지난 87대선때 서울에서만 4백억원이 들었습니다.

국민들을 속이지 않고 떳떳하게 선거를 치르기위해서는 정치자금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외에 더이상 정치자금으로 인해 법정에 서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 김부장검사 =안양교도소와 경찰병원에서 검찰에 진술한 내용이
모두 맞지요.

<> 전씨 =예.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