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붓고 안구가 튀어나올 듯한 갑상선기능 항진증은 주위에서 흔한
질병이지만 일반인들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점이 많다.

난치병으로 인식된 이병도 약물요법 방사성요드요법 수술요법 등으로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이 질병은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해 일어나는 일종의
중독증상이며 체질적 요인에 의한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볼수도 있다.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유전되지는 않는다.

또 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유발인자가 되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다.

갑상선기능 항진증은 20~50세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95%가 바세도씨병(그레이브스병)형태로 일어난다.

바세도씨병은 안구돌출과 갑상선비대에 의한 갑상선호르몬 분비의 과잉을
수반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지면 대사가 항진되므로 몸이 더워지고 외부온도에
대해 예민해진다.

식사를 잘하는데도 보통 한두달사이에 체중이 3~4kg씩 빠진다.

체력소모가 심해지므로 쉽게 피로를 느끼고 팔다리의 힘이 빠진다.

거의 모든 환자가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낀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해져서 주위사람들과 잘 다투게 된다.

여성에게는 월경불순 또는 무월경이 나타난다.

삼성의료원 정재훈박사(내분비내과)는 "갑상선기능 항진증의 치료법으로는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 131번 요드를 이용한 방사성요드요법,
갑상선의 70~80%를 절제하는 수술요법이 있다"며 "이중 어떤 방법을
택하느냐는 환자의 연령및 증상의 정도를 고려해 전문의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한다.

정박사는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은 안전하고 환자가 거부감을
거의 갖지 않아 많이 선택되는 방법으로 적어도 2~3년 정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며 투여후 1년미만일 경우는 30%, 1년 투여후는 50%, 2년 투여후는
70%의 완치율을 보인다"면서 "2~3년간의 치료후에도 약40%정도가 재발하는데
이경우 일반적으로 방사성요드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고 갑상선이 매우
큰 경우에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방사성요드치료는 방사성요드를 물에 녹인 것을 마시는 것으로 위장관에서
흡수된 후 갑상선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방사성요드 섭취는 선택적으로 이뤄지므로 피폭된 방사선양은 대장X선
촬영시의 방사선양에 불과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박사는 이치료법이 "1회복용으로 50%가 완치돼 경제적이고 약 15년이
지난후 대략 반 정도에게 치명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올수 있는데 이때엔
갑상선기능이 회복되지 않으므로 적당량의 갑상선호르몬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40대가 지난후에 주로 권장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갑상선절제술은 한번 수술로 70%가 완치된다.

목에 흉터가 생기고 입원이 필요하지만 가장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우수한
방법이다.

수술후에도 약 10%의 환자에게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재발할수 있다.

안구돌출증은 높은 베개를 베고 자고, 이뇨제를 사용해 눈주위의 부종을
가라앉히며, 안약을 이용해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있는 증상을 완화시키면
좋다.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는 경우엔 눈가리개를 쓰고 눈이 부시면 색안경을
쓴다.

아주 심한 경우엔 안과나 이비인후과 등의 협진으로 눈의 내벽과 하벽을
깎아 안구를 인위적으로 집어넣는 수술이 시도될 수 있다.

정박사는 "미역 다시마 김등 해조류를 많이 먹는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갑상선기능 항진증이 많이 발생하지만 통상 우리나라사람들이 먹는 해조류
양으로는 치료경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고단백 고열량 보약등이
소모성질환인 갑상선기능 항진증에 좋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으로 치료를
위한 특별한 식이요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