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한국노총위원장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막판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28일 치러질 노총위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금속노련의
박인상 위원장(57)과 연합노련의 김낙기 위워장(55), 노총의 김재용
부위원장(56, 전 금융노련위원장) 등 모두 3명.

이들은 소속 연맹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밤 낮 가리지 않고 산별연맹
위원장은 물론 유권자인 대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계속 벌이면서 막판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장중심의 개혁노총건설"을 슬로건으로 내건 박위원장은 금속연맹을
중심으로 막바지 득표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5대위원장 선거에서 25표의 근소한 차이로 박종근 전위원장에게
뼈아픈 고배를 마셨던 박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만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당선되겠다는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박후보는 이에따라 금속연맹의 전국지역본부를 거점으로 삼아 금속이외의
다른 산별에서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내기위해 하루종일 대의원들과
접촉하며 표를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69년 조선공사노조파업때 노동관계법위반으로 구속되는 등 노총
개혁파의 선봉으로 꼽히고 있는 박후보는 노총 개혁을 통해 민주노총
출범으로 인해 위축돼 가는 노총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위원장선거를 꾸준히 준비해온 김낙기후보는 "실천하는 개혁,
행동하는 노총,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하루에
수십명씩의 연맹위원장및 대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노총내 보수파로 분류되고 있는 김후보는 자기의 지지기반인 연합노련은
물론 제조업 비제조업 공무원노조를 포함한 19개산별소속 대의원들을
폭넓게 공략하고 있다.

또한 후보마감일(2월15일)을 10여일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김재용 후보는
노총내 최대 산별조직인 금융노련을 지지기반으로 해 산별, 지역별 표밭을
겨냥해 뛰고 있다.

노동계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김후보는 그동안 노총위원장이 제조업
출신들만 맡아와 개혁이 이루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비제조업쪽에서도
위원장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공공기관과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산별연맹의 표를 결집시키고 있다.

김후보는 그러나 막차에 선거전에 뛰어들은 만큼 1차투표에서 3분의 1이상
확보한후 1,2위가 겨루는 2차투표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노총의 위원장선거는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접선거방식.

현재 노총의 대의원총수는 금속, 연합, 금융, 섬유, 화학 등 19개연맹
5백22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금융노련이 78명으로 가장많고 다음으로 금속노련 68명, 화학 53명,
자동차 51명, 연합 49명, 섬유 31명, 택시 31명 등으로 이들 연맹들이 이번
선거에 당락을 좌우할 수 최대 조직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중 하나는 이들 대형조직을 어떻게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냐이다.

이를위해 후보자들은 당선후 지지한 산별연맹간부중 한사람을 노총간부에
앉히기로 약속하는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노총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선거는 외형상으로는 3파전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2파전을 벌이고 있다"며 "노총내 2인자 자리인 사무총장
이나 상근부회장 자리를 약속받을 경우 한 후보는 막판에 후보를 사퇴한후
당선가능성이 많은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 윤기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