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는 두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무엇으로 요리를 보다 돋보이게 할 것인가가
그것이지요.

요리사는 이 두가지를 조화시키는데서 비롯되는 맛과 아름다움으로
자신을 빛내는 겁니다"

호텔신라의 프랑스식당 "라 콘티넨탈"과 요리자문계약을 맺기 위해
내한한 알랭 샹드랭씨(57)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요리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78년부터 유럽 최고권위의 관광가이드북 미쉘린이 선정한 별 세개짜리
레스토랑 "루까스 까르통"의 조리장을 맡고 있는 그는 2000년전의 프랑스
정통요리를 현대적으로 소화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그의 주특기인 오리구이는 요리의 본고장 파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메뉴와 다른 특별한 메뉴를 개발한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달라지는 손님의 취향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독특하고 새로운
메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노력이 중요하지요"

그는 또 음식맛에 어울리는 전통포도주가 프랑스요리의 품격을
결정한다며 잔과 접시가 적절히 조화될 때 정말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호텔신라에서 열린 알랭 샹드랭 조리축제에서 국내
요리전문가와 미식가들을 사로잡았던 그는 "미쉘린 별세개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험생처럼 적잖은 압박감을 느낀다"며 "한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이용한 소스를 개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식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3년간 "라 콘티넨탈"의 요리자문역을 맡게 되며 1년에
2회씩 조리지도를 겸한 요리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