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정당의 지도부는 이번 설연휴동안 자택등에서 정국구상을
가다듬거나 지역구에 내려가 표밭을 다질 계획인것으로 나타났다.

여야4당은 이달말 또는 내달초로 예정된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당체제를 본격적인 총선체제로 전환할 계획으로 있어 여야 지도부의
"설날구상"이 설연휴이후의 정국에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이다.

지도부의 조용한 설보내기와는 달리 여야의원을 비롯 총선경쟁에 뛰어든
대부분의 선량후부들은 이번 설을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각양각색의 홍보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신한국당의 김윤환 대표는 17일 서울 송파구 마천2동소재 청암양로원을
방문, 노인들을 위문한데 이어 송파병지구당사 현판식을 갖고 최한수 지구당
위원장 등 당직자들을 격려한뒤 곧바로 지역구(구미을)에 내려가 득표활동을
겸한 총선구상에 들어갔다.

김대표는 20일 지역구에서 상경, 21일부터 고위당직자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당무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는 이날 수도권에서는 마지막으로 의정부권역
지구당위원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가진뒤 본격적인 정국구상에 착수했다.

김총재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동안 부인 이희호여사와 함께 제주도
모호텔에서 머물며 공선심사위 인선과 호남지역 현역의원 물갈이에 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김총재는 일부 공천희망자들이 제주도로 찾아올것에 대비, 숙소를 절대
알리지 말것을 측근들에게 당부하면서 당초 동행할 예정이었던 권노갑
지도위원에게도 서울 자택에 그대로 머물것을 지시해 모종의 결단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이기택 상임고문은 이날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 해운대.
기장지구당조직을 선거체제로 전환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준비에 들어갔다.

이고문은 연휴기간동안 부산지역의 주요인사 50여명을 만나 영남권역
에서의 선거전략 수립및 공약구상을 다듬을 예정이다.

김원기 대표도 이날 지역구인 정읍에 내려가 바로 "독도망언 규탄대회"에
참석, 주제연설을 하는 등 본격적인 귀향활동에 들어갔다.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연휴기간내내 청구동자택에 머물면서 총선
전략을 구상하며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신한국당의 박주천 의원, 국민회의 임복진 장영달 의원, 자민련 조부영
의원 등은 지역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세배하는 것으로 설을 보낼 예정이다.

이들은 "선거법이 엄격해 이번에는 관내 노인정을 방문, 노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윷놀이에 참석하는 등 주민들과 어울리며 몸으로 때워야 할 상황"
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한국당의 신경식의원은 "선거법상 선물을 못주게 돼있어 발을 이용해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구의 오지마을들을 순방하며 어른들을
찾아뵐 계획"이라고 밝혔다.

탤런트출신 정한용 위원장(국민회의.서울구로갑)은 연휴가 시작되는 날
아침일찍부터 구로공단 등 귀향버스가 대거 출발하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돌며 귀향유권자들에게 얼굴알리기에 나섰다.

신한국당의 서상목 의원은 "그동안 바쁜 일정때문에 연락을 못한
유권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할 생각"이라며 "후보자가 직접 전화하는 것
이상의 선거운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대부분의 의원들과는 달리 일부는 사전선거운동을 우려,
아예 지역구를 비우는 의원들도 많다.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 박정훈 의원은 18일부터 20일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고 황낙주 국회의장은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지역구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이와함께 명절기간중 여당후보들이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신의 선거운동 보다는 여당후보를 감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야당의원들도 적지 않다.

< 문희수.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